블록체인 & 분산원장 기술은 주체를 없앤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스템 관리 주체를 불특정 시스템 관리 주체로 바꾼 것이다. 이는 가치의 이전이 일어나야 하는 분산 네트워크에서 가지는 일종의 한계이다.
블록체인의 기능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정보의 교환
2. 가치의 이전
정보의 교환 (Information Communication)
블록체인 또는 분산원장 기술은 기본적으로 분산데이터베이스 기술이다.(≠분산처리기술) 각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는 데이터들이 분산된 환경에서 소통될 수 있도록 만든 동시에 실시간성(Real-timeness)과 진본성(authenticity)을 확보한다.
병원정보기록이나 물류정보 또는 산업에서 각 가치사슬과 연계된 정보 등의 진본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 노드(node)/피어(peer)들이 최신 정보를 유지하도록 한다.(이는 네트워크에서 필수적인 요소들인데, 기존에는 이러한 소통을 특정 주체가 독점적으로 중개해왔다.)
가치의 이전 (Transfer of Value)
가치의 이전은 정보의 교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블록체인이 ‘분산된 환경에서의 정보교환’만을 다루었다면 단순한 기술의 일종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가치의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일종의 분산된 경제시스템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가치의 이전을 다뤄오던 산업은 금융업이다. 화폐의 발행 및 관리주체, 금융산업, 경제주체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함께 모여 가치를 생성하고 교환하고 증폭시킨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가계(household), 기업(firm), 정부(government)로 표현한다. 결국 ‘가치의 이전’ 망(network)이 명확하게 확보되면 경제시스템 설계가 가능해진다.
가치의 이전성(Value Transferability)을 명확히 확보하기 위한 3가지의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이체의 원자성(Transaction Atomicity)
2. 결제의 완결성(Settlement Finality)
3. 이중지불방지(Double Spending Prevention)
이체의 원자성은 이체의 전체 프로세스가 모두 일어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서의 이체는 ? 1)개인키서명 2)발신인 지갑의 비트코인 출금 3)비트코인 합의 알고리즘 작동 및 이체검증(채굴 프로세스) 4)수신인 지갑에 비트코인 전달 ? 로 정리해볼 수 있다. 발신인은 이체를 보냈는데 수신인은 이를 전달받지 못하거나, 발신인이 이체를 보내고 수신인이 이를 받았지만 중간에 검증과정이 생략되는 등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며, 모든 프로세스가 반드시 전부 일어나거나 또는 아예 일어나지 않아야만 한다.
결제의 완결성은 한번 이체가 발생되고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이를 절대적으로 완결시켜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이체받고 5번의 컨펌(이체확인)을 받았는데, 1년 뒤에 해당 이체금액이 취소되어 다시 원주인에게 돌아가서는 안된다. 이체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받은 금액이 절대적으로 자신의 것이라는 점(결제가 완결됨)’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중지불방지는 동일한 금액이 두 번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디지털 정보는 복제된 수 있으며 이는 디지털 화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화된 기관(결제은행, 감독기관, 청산기관 등)이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이체 사항들을 관리하게 된다. A가 B에게 전재산인 10BTC를 전송했는데, C에게도 10BTC를 전송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즉, 이체된 금액은 발신인의 지갑에서 반드시 사라져야(=이전돼야) 한다.
위의 조건들을 통해 충족되는 것이 가치의 유니크성(Uniqueness)이다.
디지털화된 자산이나 돈이 분명히 이체되었는데 그대로 남아있다면, 가치는 이전되지 않은 것이며 정보로써의 가치가 아닌 자산으로써의 가치를 지닌 유가물은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정보는 복제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산(금융자산, 실물자산)은 복제될 수 없다.
검증 주체(Validating Party)
이러한 가치의 유니크성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어떠한 집단이 이를 검증(validating)하고 확증(verification)해야 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그 확증 주체(a set of verifiers/validators)를 반드시 신뢰해야 한다.
비트코인(Bitcoin) - 채굴자(miner)
비트쉐어(Bitshares) - 증인노드(witness)
코스모스(Cosmos) - 검증인(validator)
R3의 코다(Corda) - 공증노드(notary)
Hyperledger의 패브릭(Fabric) - 동의노드(consenter)
등이 그것이다.
(*Hyperledger의 패브릭(Fabric)의 경우, 관련 업데이트가 3월에 있을 예정이며 아직은 내부사항이고 공식발표내용은 아니다)
검증주체가 없다면 가치의 이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 이체당사자 서로를 신뢰하지 않거나 아예 모르는 상황에서 자산가치를 다루려면, 결국 이들이 공통적으로 신뢰해야만 하는 검증주체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은 검증주체를 특정 주체에서 불특정 주체로 바꿀 수 있게 해 준 것이며, 이를 없앤 것이 아니다.
[출처 : http://www.mobiinside.com/kr/2017/09/27/blockch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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