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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덕수궁 정관헌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53) 덕수궁 정관헌


시청과 접해있는 덕수궁은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걷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석조전 같은 이색적인 건축물이 있고, 미술관도 존재하기 때문에 문화 활동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더군다나 바로 옆에 걷기 좋은 정동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과 역사 나들이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덕수궁 안에 있는 정관헌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덕수궁을 들어가면 남들처럼 직진해서 중화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꺾어서 돌담길 카페 옆의 연못을 둘러보고 담장을 따라 빙 돌아서 정관헌으로 향한다.


정관헌은 석조전만큼이나 이질적인 서구식 건축물이다. 돌로 만든 기단과 회색과 붉은색 벽돌로 세워진 벽체 위로 녹색 지붕이 드리워진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다른 건축 양식의 이름을 가져다 붙여도 고개를 끄덕거릴 만큼 낯선 형태이기도 하다. 거기다 발코니처럼 둘러진 공간의 난간과 기둥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데 한옥의 단청과는 사뭇 다른 형태라서 눈길을 머물게 한다.


덕수궁 정관헌


정관헌은 1900년 러시아 건축가인 사바틴이 만든 건물로 고종이 커피를 마시거나 외국 사절단을 접견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언덕 같은 곳에 세워졌기 때문에 덕수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여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기에 더 없이 적당한 곳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예전에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최근에는 출입이 금지되었다는 점이다. 그런 아쉬움은 이곳을 무대로 한 각종 행사들, 특히 고종이 이곳에서 외국 공사들과 만나는 접견례를 재현한 행사들을 보는 것으로 달래고 있다. 궁궐은 임금과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모시는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 곳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손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은 권력의 주체가 국민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만끽하면서 서울을 다시금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창덕궁, 그 중에서도 정관헌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매주 월요일(발행일 기준) ‘서울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정명섭 소설가가 서울 구석구석 숨어 있거나, 스쳐 지나치기 쉬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보물 같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명섭은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며 역사소설과 인문서 등을 쓰고 있으며, <일제의 흔적을 걷다>라는 답사 관련 인문서를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출처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251749?utm_medium=email&utm_source=npcrm&utm_campaign=mediahub&utm_content=npcrm_content&utm_term=npcrm_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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