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공간비즈니스 모델 개발업체 ‘로컬디자인무브먼트’를 운영하는 김수민입니다. 3년 정도 사람들이 모이고 같이 일하고 살아가는 공간들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공간 산업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 클라우드’와 함께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의 ‘코워킹 스페이스(협업 공간)’들을 다녀왔습니다. 그간 서울에서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인 ‘로컬스티치’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도심의 업무 환경과 주거 환경의 변화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서였죠. 동시대의 다른 지역 도시들에서는 ‘어떻게 일하고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시스템이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의 ‘위워크’를 통해서 많이 알려진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모델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사업 모델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전통적인 ‘셰어 오피스’ 시장 플레이어들도 공간의 개방성을 강화하고 커뮤니티 기능을 보충해 관련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에서는 이미 이러한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이 많이 보편화돼 있습니다. 두 도시에서 이 같은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는 관계자들은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5년 정도 전부터 기업중심의 고용 시장이 어려워지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일을 창직하거나 회사를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현재의 한국이 그 단계에 온 것 같습니다. 일하고 사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겠지요. 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따로 또 같이’ 하는 협업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협업을 통해 다자 간에 서로의 전문성을 키워주고 업무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 대해서 다양한 정의들과 해석이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커뮤니티’가 기반이 되어 운영되는 공간으로서 구성원?구성회사들이 모여 일하고 네트워킹하며, 다양한 시너지를 일으키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큰 공간 모델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의 코워킹 스페이스들 역시 ‘커뮤니티 우선주의’로 시작돼 다른 전문적인 부분들을 보충해나간 케이스도 있고, 거꾸로 오피스 서비스업에서 시작해 공간을 만든 후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케이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코워킹 스페이스 업체 ‘스페이스웍스’에는 우버, 고프로 등 규모 있는 스타트업부터 패션, 부동산, 영상, 교육 회사 등 크고 작은 규모의 다양한 산업군의 업체와 프리랜서들이 입주해 공용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들 도시에서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스타트업이나 일부 IT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산업군의 회사들도 많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업무 공간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거기에 적합한 서비스 및 공간이 발전했죠.
코워킹 스페이스 업체들은 모두 그들만의 운영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있습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각자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거기에 맞는 모객 방식이 있는 것이죠. 강력한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식음료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곳도 있고, 모(母)기업의 마케팅·브랜딩을 위해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코워킹 스페이스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부동산 임대 모델로 머무르기보다는 콘텐츠·서비스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것도 예상 가능합니다. 베를린의 경우도 도심 내 많은 공실 오피스들이 존재하고 코워킹 스페이스 임대료가 대체로 비싸다는 인식도 있지만, 이들은 단순한 공간 임대가 아니라 일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더 크다고 설명합니다.
베를린의 문화예술 산업 종사자들의 커뮤니티로 유명한 ‘아고라콜렉티브’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지역 식재료를 공급받아 입주사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코라콜렉티브는 현재 인근 유휴공간을 임대하여 제작 연구소(팹랩)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발달한 이들 도시에서는 공간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공간이 쓰이는 경계도 희미해졌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들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일하고 쉬는 공간의 필요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베를린에 위치한 ‘25아워즈(25hours)’는 호텔이지만 공유 업무공간과 회의실들을 제공해 코워킹과 코리빙(주거공간 공유)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와 일반 상업 시설들이 기능을 추가하면서 서로 닮아가고 있는 것이죠. 위워크의 ‘위리브’와 같은 코워킹을 위한 장단기 거주 복합 형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의 여러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이들 공간과 사람이 역동적으로 변화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들도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치면서 개방적인 커뮤니티 모델을 통해 누구나 접근하고 참여하기 쉽게 만들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결국에는 공간 제공업체와 입주기업(인)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돼가고 있었다는 것이죠.
[출처 :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9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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