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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찍기좋은 전망대

호호의 유쾌한 여행_59. 한강나들길


시원시원한 가을바람을 따라 정처 없이 떠나고 싶은 요즘입니다. 따뜻한 커피가 고팠던 참인지 요즘 날씨가 더욱 반갑습니다.


최근 지인들 SNS에는 예쁜 서울 하늘 사진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과 시야가 깨끗한 서울 도심 풍경은 지친 삶에 힐링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서울 한복판에서 우수 조망 명소로 꼽힌 곳들을 골라 떠나려고 합니다. 비싼 전망대에 오르지 않고도 서울 시내와 한강이 오롯이 내 것이 되는 곳들입니다. 장소가 품고 있는 깊은 의미와 함께 어우러져 서울의 가을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사육신역사공원 전망대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노량진에 위치한 사육신 역사공원입니다. 이곳에 방문하면서울 서강대교, 올림픽대로, 마포대교, 원효대교, 강변북로, 한강철교와 저 멀리 북한산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을밤 이곳에 올라 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이기에도 적격입니다.


전망대는 사육신 위패를 모신 사당을 거쳐 조금 더 올라가면 박물관 옆에 숨어 있습니다. 사육신 역사공원이 더욱 예쁜 것은 바로 서울 우수 조망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육신 역사공원은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바친 네 명의 충신인 박팽년, 성삼문, 유응부, 이개를 기려 세워진 곳입니다. 사육신은 어릴 적 국사 시간과 사극 드라마에서 살짝 스쳐 지나갔던 역사 속 인물이었을 뿐인데, 이곳에 오니 좀 더 다르게 보입니다.


충신을 기리는 홍살문과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불이문을 지나면 정조가 세운 신도비가 보입니다. 바로 앞의 이익에 따라 너무 쉽게 흔들리는 요즘과 비교되며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사육신공원은 대중교통 지하철 노량진역을 통해 찾아가면 되는데, 1·2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먼저 여행자를 맞이하는 것은 컵밥 거리입니다.

컵밥거리는 본래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수험생들을 위해 생겨났습니다. 저렴하고도 푸짐한 먹거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1,000~2,000원 사이 컵밥, 1,000원 와플, 3,000원 베트남 쌀국수, 900원 커피 등등 놀라운 가격의 음식들로 가득합니다.

과연 이 가격에 맛이 있을까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이곳에서 먹방을 함께 즐겨보아도 좋습니다.

이 컵밥 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사육신 역사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숲으로 순간이동한 것만 같은 변화입니다.




정조가 쉬어 갔다는 용양봉저정


사육신 역사공원 인근 용양봉저정도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숨은 조망 명소입니다. 노들나루 공원을 지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용양봉저정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묘인 현륭원 참배길에 잠깐 쉬면서 점심을 먹었던 공간입니다. 나 홀로 바람 소리를 맞으며 보내는 고즈넉한 공간에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호사를 누립니다.


용양봉저정은 용이 뛰놀고 봉황이 높이 난다는 뜻으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화려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건물 여러 채로 이루어져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건물 한 채만 남아 있습니다.


용양봉저정 내에는 정조의 13회 화성능행 중 가장 화려했던 을묘능행(1795)을 담은 정조능행도를 볼 수 있습니다. 1,700여 명 인물과 800필 말을 담은 이 그림은 행렬의 웅장함과 함께 수행원 직함과 이름까지 표기되어 있는 세밀함에 놀랍습니다.


만약 현재 대통령 수행 그림이 그려진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었을까요? 몇 배로 축소해 그려졌는데도 길게 늘어선 행렬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왕의 권력과 위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정자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바람을 쐬었을 정자의 기분을 잠시 상상해봅니다. 먼 길 떠나기 전에 한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래고, 지친 여정에 달콤한 휴식을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기분이 마치 정조가 된 듯 합니다.


구경하고 나오자 관리해주시는 분이 “잘 구경하셨소?”하고 정답게 물어봐주십니다. “네, 모처럼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라고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북한산·남한산을 한 눈에 ‘효사정’


용양봉저정에서 효사정까지는 한강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시원한 바람이 피부에 스치는 상쾌함을 만끽합니다.


효사정은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노한이 만든 정자입니다. 모친상을 당하여 이곳에 모셨는데, 3년간 상을 치르고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정자를 세워 부모님을 추모했습니다.


한강을 끼고 있는 정자 중에서도 경관이 제일 좋아 부모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주 오르고 싶은 곳이긴 합니다. 현재 현판 위 글씨는 노한 17대 손인 노태우 전 대통령 친필입니다.


정자에 오르자 북한산과 남한산, 응봉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부모를 추억하고 기억하는 방법으로 정자를 지어 오래도록 남기는 방법도 멋진 효도겠구나 싶습니다. 덕분에 후손들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멀리 가지 않고도 서울의 비경을 마음껏 탐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바람과 풍경입니다. 가을 시간이 점점 더 깊어갑니다.




■ 여행정보
○ 사육신 역사공원 :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로 191
 – 가는법: 지하철 노량진역 1, 2번 출구 도보 8분
 – 참배시간 : [동절기] 09:00 ~ 17:00 [하절기] 09:00 ~ 17:30
○ 용양봉저정 : 서울시 동작구 본동
 – 가는법: 지하철 노들역 3번 출구
○ 효사정 :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55
 – 가는 법: 지하철 흑석역 1번 출구
 – 문의전화: 02-820-1258
※ 추천코스 : 노량진역 컵밥 거리 – 사육신 역사공원 – 노들나루 공원 – 요양봉저정 – 효사정 (소요시간 2시간 내외)


[출처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1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