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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I/Thinking

'펀더멘털(fundamental)'이란 무엇인가?

오늘은 경제용어로 요즘 널리 쓰이고 있는 '펀더멘털'이라는 용어의 뜻과 관련해서 우리 경제의 거시적 상황을 몇 가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펀더멘털'은 한나라 경제가 얼마나 건강하고 튼튼한 지를 나타내는 용어인데 우리말로는 기초경제여건이라고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체력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펀더멘털'이라고 하면 보통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재정수지, 경상수지, 외환보유고 등과 같은 거시 경제지표들을 가리키게 됩니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수치는 경기상황이나, 물가안정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해주고 재정수지는 나라 살림살이가 적자인지 흑자인지 그 건전성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경상수지와 외환보유고는 외국과의 상품이나 자금거래 등이 얼마나 건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를 알게 해 줍니다.  따라서 한 나라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그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주는 '펀더멘털'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기초경제여건 지표들만으로 경제의 속사정이 모두 드러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뼈대가 튼튼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밀진단을 해 보면 병에 걸려있는 것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여름에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가 확산조짐을 보일 때 우리 정부는 우리경제의 펀더멘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외환위기를 만났고, 이어 금융시스템이 작동불능상태에 빠지면서 금융위기로 이어졌고, 전면적인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말았습니다. (펀더멘탈 수치 몇 개로는 외환부문의 정확한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우리경제의 경우 기초여건지표들 가운데서 특히 경상수지가 중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사실입니다. 수출해서 버는 달러보다 수입하느라 쓰는 달러가 많다면 경상수지는 적자상태가 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우리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게 됩니다.


95년과 96년의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양호했고 재정은 균형상태의 건전성을 유지해 왔었지만 경상수지의 경우 93년 한해를 제외하면 90년 이래 7년 연속 적자상태가 누적되어 왔으며 이는 모두 외채증가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생산기업들이 만든 물건은 우리 국민이 사가던 외국에서 사가던 사가야만 공장이 계속 돌아가고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경기의 움직임을 끌고 가는 것은 국내수요, 즉, 내수와 외국인들의 수요, 즉, 수출수요의 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경제를 계속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원자재와 생산기자재등을 수입하느라 우리는 국내총생산의 약 30%정도를 지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경제의 이러한 수입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총생산의 30%를 넘는 수준에서 넉넉히 달러를 벌 수 있도록 꾸준히 수출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외환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길은 하루 빨리 기술선진국이 됨으로써 수출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입니다.



[출처 : http://ynucc.yeungnam.ac.kr/~bwlee/tbc/fund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