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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옆 비밀의 궁 ‘칠궁’을 아시나요?


호호의 유쾌한 여행 (95) 칠궁 산책


서울은 조선시대 수도였으며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입니다. 서울에는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궁궐은 조선시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장소입니다. 경복궁을 비롯해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이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5대 궁궐에는 이 4개의 궁에 경희궁이 더해집니다. 가장 서쪽에 있는 궁궐로 많이 훼손된 덕에 관광객들에게는 많이 잊혀진 궁이었습니다만 오늘날 점차 복원되면서 오히려 주변 시민들에게는 수많은 관광객들과 인파를 피해 조용히 관람할 수 있는 여유로운 궁궐로 꼽힙니다.


3개의 사당 중 가운데가 희빈 장씨의 사당 대빈궁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궁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궁입니다. 바로 칠궁(七宮)입니다. 작지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이 궁이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 궁의 이웃 때문입니다. 일반 관람이 금지되었던 칠궁이 6월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됩니다.


칠궁, 들어는 보셨나요?


연호궁


칠궁에 대해 알게 된 건 지난 봄 청와대를 방문하면서 입니다. 요즘 제일 핫하다는 서울의 명소 청와대를 운 좋게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사전 지식 없이 참여하다 보니 청와대 관람 후에 청와대와 이웃한 칠궁까지도 연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 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청와대 관람 후 원하는 이들만 칠궁 관람에 참가하면 되는 데요. 처음 들어본 칠궁이 궁금하기도 하고 안내하던 분이 조선의 가장 유명 인사 중 한 명인 ‘장희빈’을 이야기하자 호기심이 더욱 커져 냉큼 칠궁 관람 줄에 줄을 섭니다.


가장 뒤늦게 합류한 덕안궁은 영친왕의 생모였던 엄비의 사당입니다


칠궁의 관람이 어려웠던 건 바로 청와대 때문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곳을 이웃으로 둔 덕에 경북궁 뒷편에 뚝 떨어져 있는 것도 서러운데 일반 관람조차 허락되지 않은 금단의 공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청와대 관람 후 연계하여 관람이 가능해 졌지만 특별한 경우에만 관람이 허락되는 곳이었습니다.


청와대 서쪽문을 나서 다시 뒤쪽으로 조금 오르면 칠궁 입구가 나타납니다. 경복궁에서 이어져 있던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청와대에 의해 경복궁에서 나와 찻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야 합니다. 은밀한 곳에 숨겨진 곳 같습니다.


영조의 어진이 봉인된 냉천정


칠궁은 조선시대 역대 왕이나 왕으로 추존된 이를 낳은 생모이면서 왕비가 아니었던 후궁 일곱 여인의 신위를 모신 묘당입니다. 원래 조선 21대 영조의 친모이자 숙종의 후궁이었던 숙빈 최씨를 위해 세운 사당이었습니다. 육상궁이라고 불렸으며 영조의 어진이 후에 봉인된 냉천정(冷泉亭)이 함께 있었습니다.


이후 순종 융희 2년(1908)에 저경궁(儲慶宮), 대빈궁(大嬪宮), 연우궁(延祐宮), 선희궁(宣禧宮), 경우궁(景祐宮)이 이곳에 합류하면서 육궁(六宮)이 되었고, 1929년 덕안궁(德安宮)이 다시 이곳으로 옮겨와 칠궁이 되었습니다.


부속건물들과 어우러진 칠궁


저경궁의 주인은 14대 선조의 후궁이자 왕으로 추존되었던 원종의 생모 인빈 김씨입니다. 다른 곳에 있던 사당이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연우궁은 영조의 맏아들이자 진종으로 추존된 효장세자의 생모인 정빈 이씨의 사당입니다. 선희궁은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생모이자 영조의 후궁이었던 영빈 이씨의 신위를 봉안한 사당입니다. 경우궁은 제23대 순조의 친모이자 정조의 후궁이었던 수빈 박씨, 가장 뒤늦게 합류한 덕안궁은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가 되는 엄비의 사당입니다. 가장 뒤늦게 합류했지만 칠궁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당 대부분이 수수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당은 대빈궁입니다. 이곳의 주인은 바로 희빈 장씨입니다. 숙종의 후궁이자 경종의 친모이며 오늘날 가장 유명한 조선 임금의 후궁이기도 합니다. 화제성과 별개로 대빈궁은 다른 사당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기둥도 둥글고 조금 더 화려하며 하단부 기단도 단이 조금 높습니다. 비록 폐위가 되기는 했지만 한때 중전이 되기도 했던 희빈의 이력을 배려한 조치라고 합니다. 이 정도 조치로 그의 한(?)을 달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만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으니 그의 아쉬움이 달래졌기를 바래봅니다.


정자와 정원이 어우러진 칠궁의 풍경


7개의 사당과 함께 부속 건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큰 공간은 아니지만 서쪽으로는 인왕산이 북쪽으로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풍경이 기가 막힙니다. 물이 흘러 들어올 수 있도록 작은 연못과 수로, 돌담과 소나무가 정자와 어우러진 정원은 우리 나라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청와대 탓에 인적이 드물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는 점도 더욱 매력적입니다.


칠궁의 입구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는 청와대 관람을 하지 않더라도 미리 예약만 하면 누구나 칠궁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주중(화-금요일)에는 매일 5회씩, 토요일에는 10회 개방합니다. 회당 100명씩 관람이 가능하니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여유도 있다고 합니다.


■ 여행정보
○ 칠궁 :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2 삼락당
– 가는법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효자청운동사무소 안쪽 무궁화동산에 안내소가 있다
– 문 의 : 120(다산콜센터)
– 관람문의 및 예약 : 02-734-7720
– 온라인 예약 : 문화재청 경복궁 홈페이지


[출처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164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