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는 벌써 나온 지 1년이 된 제품이다. 넷플릭스와 훌루, HBO 등을 가장 싸게 볼 수 있는 기기였기도 했고, 넷플릭스 무료 이용권을 끼워주면서 미국에서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국내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구글이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한국에 내놓은 것으로는 상당히 빠른 편이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세계적으로도 지난 3월 유럽과 캐나다에 내놓은 것 다음 순서다. 따져보면 기기 자체가 이 이상의 무엇을 가질 이유가 없는 형태기 때문에 다음 세대 제품에 대한 고민이나 출시 시기가 제품의 구매에 영향을 끼칠 이유는 없다.
간단하다, 쉽다, 빠르다, 싸다
크롬캐스트의 이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크롬캐스트 본체는 HDMI 단자에 꽂고 USB 케이블로 전원을 연결하는 게 하드웨어 설치의 전부다.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크롬캐스트 앱을 내려받아 크롬캐스트가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하도록 설정하기만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크롬캐스트는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 기기와 접속하지만, 설정 과정에서는 기기간 직접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연결한다. 하지만 기기를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연결할 수는 없다.
쓰는 방법도 간단하다. 크롬캐스트에 띄울 수 있는 앱을 열고 ‘캐스트’ 단추만 누르면 곧장 TV로 화면이 전송된다.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로컬 콘텐츠를 직접 크롬캐스트에 전송하는 건 아니다. 크롬캐스트가 쓰는 콘텐츠는 주로 동영상과 음악일 텐데, 이를 직접 스트리밍해 TV 화면에 뿌려주는 방식이다. 리모컨은 스마트폰이 맡는다.
크롬캐스트를 잘 쓰려면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에서 콘텐츠 파일을 읽고 화면이나 소리로 만들어
TV로 전달하는 방식의 미러링이 아니다. 온라인과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는 콘텐츠의 인터넷 주소와 재생 정보를 크롬캐스트로
전송해주는 것이다.
유튜브를 예로 들면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보다가 TV로 전송하면 영상의 주소와 보던 장면을 받아 크롬캐스트가 직접 영상을 스트리밍해 TV로 뿌린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항상 TV 옆에 둘 필요가 없다. 유튜브나 구글 플레이 등 재생 목록만 쏴주고 나면 그 스마트폰은 외출을 해도 되고, 심지어 전원을 꺼도 전혀 문제가 없다. 스마트폰은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다시 제어를 해야 할 때도 원래 스마트폰이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혹은 다른 태블릿으로 제어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가 알아서 새 기기와 동기화한다.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여러 대의 크롬캐스트를 작동할 수도 있고, 하나의 크롬캐스트를 두고 여러 대의 스마트폰이 붙어 콘텐츠 재생 목록을 만드는 것도 된다.
국내에서 쓸만한 서비스로는 ‘티빙’과 ‘호핀’이 있고, 유튜브와 구글 플레이 무비, 비욘드팟 같은 팟캐스트 프로그램, MLB TV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48′ 같은 게임도 있다. 스마트폰을 콘트롤러로 쓰는 게임들도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공유기-크롬캐스트-스트리밍’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형편 없다. 미러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보다는 콘텐츠 소비 쪽에 무게가 더 기운다.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 크롬캐스트를 치면 꽤 많은 앱이 나온다. 스마트폰 속에 담긴 로컬 콘텐츠는 원칙적으로는 재생이 안 된다. 막는 게 아니라 크롬캐스트 자체가 클라우드에 있는 정보를 당기는 것을 원래 규칙으로 하는 아주 단순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대신 로컬 콘텐츠를 별도의 스트리밍 서버에 한 번 거쳐 스트리밍처럼 만들면 되기 때문에 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들도 여럿 있다.
콘텐츠 질은 만족, 종류는 아직
기기에 대한 설명은 이미 출시된 지도 꽤 됐고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기능은 워낙 단순하고 간단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건 사용성이다. 크롬캐스트가 TV 콘텐츠 소비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말이다. 긍정적인 면은 당장 크롬캐스트를 설치한 날부터 TV의 역할이 조금 달라졌다. 뭘 보느냐의 문제다. 처음 쓰는 기기였던 것도 있지만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가장 좋았던 건 유튜브를 보기가 쉬워졌다. 기존에도 스마트TV 앱으로 유튜브를 볼 수 있긴 했지만 리모컨으로는 검색이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찾으니 원하는 영상들을 찾아보기가 수월하기도 했고 화질도 좋다. 또한 터치로 영상의 중간중간을 넘겨보는 건 리모컨에 비할 바가 아니다. 기능에 대한 차이가 아니라 경험에 대한 차이다. 또한 TV 앞에 모여 앉아 그날 본 재미있는 영상들을 서로 돌려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클라우드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진 않지만, 미국 계정이 있다면 구글 뮤직을 쓸 수 있다. 구글 뮤직에 올려놓았던 음악을 TV에서 재생할 수 있다. 스크린세이버처럼 앨범 커버가 움직이는 화면도 전반적으로 세련됐다.
그럼 크롬캐스트는 ‘구글TV’나 ‘넥서스Q’와 뭐가 다를까? 구글은 TV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 구글에서 TV와 크롬캐스트를 맡고 있는 김현유 상무는 “TV를 이용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구글이 따로 선을 긋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구글TV, 안드로이드TV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직접 TV에 붙이는 컴퓨터 같은 장치로 만들어준다면, 크롬캐스트는 TV를 보조 스크린이면서 쉽게 쓸 수 있는 기기로 만든다. 안드로이드TV에 통합될 수도 있지만 캐스팅 기능만 따로 떼어내 낮은 값에 제품을 만들어낸 구글의 아이디어도 높이 살 만하다.
미국과 한국의 방송 시장 차이는 숙제
전반적으로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과 클라우드를 이용해 간단하게 TV의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마트TV 이용자들이 대부분 복잡한 앱의 기능보다도 TV에서 더 많은 콘텐츠를 편리하게 보는 것을 원한다.
이처럼 크롬캐스트의 가장 큰 역할과 기대, 그리고 우려가 모두 OTT(Over the Top) 시장에 달려 있다. 그 한계 역시 OTT에 있다. 미국에서는 케이블 방송의 인기가 높지만 동시에 월 요금도 수십 달러에서 100달러씩 나간다. 이를 넷플릭스라는 OTT 서비스가 저렴하게 대체하면서 애플TV나 로쿠 같은 안드로이드TV가 인기를 누릴 수 있었지만, 국내는 IPTV가 한 달에 1만원 선이고, 주문형 비디오도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크롬캐스트가 해야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이미 IPTV나 디지털 케이블TV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은 크롬캐스트의 데뷔가 미국만큼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역설적이게도 대표적인 사례가 티빙이다. 아직 지상파 방송이 나오지 않지만, 그건 둘째 문제다. 지상파는 어차피 TV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건 아니다. 모바일에서 보는 경험은 늘 훌륭했고 TV로 나오는 화질도 좋았지만 냉정하게 보면 TV의 외부 입력단자는 IPTV 쪽을 향할 가능성이 더 높다. 플랫폼으로서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크롬캐스트를 활용하는 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다, 한국은 네트워크 사정이 좋기 때문에 크롬캐스트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들을 기대해보기 좋은 시장이기도 하다. 이제 갓 하루 써봤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더 TV가 즐거웠고, 이 자그마한 기기 하나가 TV를 접하는 방법을 바꿔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접하는 스마트TV는 여기에서 시작했어야 했다.
[출처 : http://news.devmento.co.kr/news/messageForword.do?messageId=91701&listReturnURL=pageNo%3D3%26searchColumn%3D%26searchValue%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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