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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구매 완전정복

밥이 보약이라고 하지만 좋은 물이야말로 건강을 지켜준다. 물은 생명유지의 필수조건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하루 2ℓ의 좋은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질병의 80%가 예방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률은 불과 3% 선이다. 그 덕분에 정수기 시장은 매년 5%씩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정말 CF 속 `깐깐한 물`은 제대로 믿고 마셔도 될까. 컨슈머저널 이버즈가 어떤 정수기를 어떻게 골라야 후회가 없을지 `깐깐하게` 정리해 봤다.



◇마켓 트렌드-정수기 시장이 한눈에 보이는 다섯 키워드

요즘 정수기 시장의 트렌드는 크게 다섯 가지다. 바로 `얼음` `미니` `살균` `저전력` `분리형`이다.


◆얼음:정수기, 냉·온수기, 얼음 정수기 순으로 제품과 시장 트렌드가 변화하는 추세다. 냉·온수, 얼음 기능까지 골고루 갖췄다면 사계절 언제나 만족스러운 사용이 가능하다. 얼음 정수기의 원조 격인 청호가 소비자 마음을 움직인 후 얼음은 이제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미니:요즘 정수기는 부피를 줄인 `미니`가 대세다.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와 장기화된 불황 영향이 크다. 제품 대부분의 폭이 30㎝ 이하로 줄었다. 그렇다고 기능이 부실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작은 크기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들어 있다. 공간 활용도는 높이고 기능을 살린 미니 제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살균:정수기 위생 실태에 소비자고발이 이어지면서 요즘 신제품은 저마다 `살균`을 내세운다. 얼음이나 온수까지 저장해 두려면 일반 세균이 번식할 위험은 그만큼 높아진다. 정수필터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살균방식도 따져봐야 한다. 만일 자동 살균 기능이 없다면 사후 관리 서비스 항목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정기 점검 내용에 스팀청소가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좋다.


◆저전력:에너지절약을 위해 `저전력`도 강조되고 있다. 하루종일 정수기를 켜놓고 있다 보면 전기요금이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온수기능은 가장 전력소모가 많다. 요즘 같은 여름엔 온수가 덜 필요하다. 기능별 전원 오프 기능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리형:얼음 형성고가 분리된 제품도 소비자 반응이 좋다. 얼음통 일체형은 청소가 어려운 탓에 대장균,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쉽다. 얼음의 오염 및 냄새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밀폐된 얼음통은 지양해야 한다. 취수구 역시 탈착이 가능해야 한다. 세척은 위생적 사용으로 연결된다.


◇맞수 대결-코웨이 vs 청호나이스

정수기시장은 중소기업의 춘추전국시대다. 등록된 업체만도 200개사 이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변방에서 협소한 방판조직으로 움직인다.

중원의 맞수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다. 시장점유율 독보적 1위는 코웨이다. 지난해 판매 대수만 38.3%(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집계)에 렌털로 누적된 실제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하지만 청호의 상승세도 무섭다. 얼음정수기의 원조에 소비자를 사로잡는 마케팅 이슈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두 회사의 2013년형 주력제품을 비교해 본다.



◆코웨이 `스스로살균 카운터탑`

정수기의 위생은 소비자에게 가장 큰 고민이다. 코웨이의 `스스로 살균 얼음정수기`는 이름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전기 분해된 살균수로 물이 지나는 곳을 스스로 살균하는 시스템이 이 제품의 핵심이다. 5일 주기로 이뤄지며 소비자가 원할 때마다 수동 살균도 가능하다. 살균을 마친 물은 필터에서 걸러지는 물과 함께 외부로 배출된다. 제빙 절전 OFF 버튼과 야간 절전 기능이 있다. 코웨이만이 갖고 있는 기능으로는 빛 감지를 이용한 `야간 절전 모드`와 `얼음·온수 잠금 기능`이 있다. 탱크가 분리형 구조로 위생을 유지하는 데 용이하다. 콤팩트한 크기로 출시 당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2012 IDEA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청호나이스 `티니`

`티니(TINY)`는 얼음정수기 출시 10주년을 맞은 청호의 야심작이다. 2011년 `미니`, 2012년 `쁘띠`에 이은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승인 받은 다우 케미컬(DOW Chemical)과 칼곤(Calgon)사의 재료로 만든 고품질 필터만 사용한다. 24시간 순환되는 자연하중압력방식(NWPW)을 적용해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방지했다.

이 밖에 `UV 살균기`를 물 여과 장치인 카본필터 후단에 장착해 살균 효과를 끌어올린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정수기에서 전력을 가장 많은 쓰는 부분은 온수다. 이 제품엔 전기요금을 50% 절감할 수 있는 온수 예열식 기능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취수기의 높이는 25㎝ 이상 확보했다. 하나의 취수구만 존재하며 정수, 냉수, 온수 버튼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누수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누수차단 밸브가 장착돼 있다. 얼음이 나올 때 액체가 튀지 않도록 하는 캡을 부착했다. 또한 얼음 토출구와 취수구 캡은 탈부착 가능해 세척하기에 용이하다.


◇소비자 핫이슈-역삼투압 vs 중공사막, 미네랄 없는 물, 먹어도 괜찮을까.

역삼투압인지 중공사막인지는 너무 오래된 이슈다. 하지만 물 속의 미네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역삼투압 정수기로 `깐깐하게` 걸러진 물에는 미네랄이 없다. 정수기업체에서는 “굳이 물에서 미네랄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맑고 순수한 증류수야말로 `믿고 마실 수 있는 안심수` 라는 주장이다.

반면에 일부 전문가는 “미네랄 없는 물은 몸에 해로운 산성수”라며 위험성을 경고한다.

역삼투압 방식으로 걸러진 먹는 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옹호든 반대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역삼투압 방식:증류수에 버금가는 순수한 물을 만들어주는 정수방식이다. 역삼투압의 장점은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과 기타 이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걸러준다는 것이다. 오염된 강물, 노후된 배관의 녹 찌꺼기, 염소, 세균 모두 잡아낸다. 반면에 단점은 오염물질뿐만 아니라 미네랄까지 제거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녹아 물이 산성화된다는 점이다.


◆중공사막 방식:혈액을 걸러주는 인공신장 투석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으로 된 다공성 섬유인 중공사막을 다발형으로 접속해 사용하는 정수 방식이다. 녹 찌꺼기나 곰팡이, 미생물,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불순물은 걸러내지만 미네랄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역삼투압 방식에 비하면 자연에 가까운 물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반면에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


◇`Yes` 역삼투압 옹호론

“우리나라 정수처리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해도 정부에서는 아파트 옥내배관이나 저수조까지 책임져주지 않는다. 역삼투압 필터의 공극직경은 0.0001㎛로 나노 크기 입자도 통과하기 힘든 치밀한 구조다. 불순물 제로 상태로 깨끗하게 걸러낸 물이야말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최상의 음용수다. 어차피 물에서 섭취할 수 있는 미네랄은 극소량일 뿐이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과장된 흠집내기다.”

깨끗한 증류수가 최상의 음용수라는 게 역삼투압 진영의 주장이다.

이 논리에는 수돗물이 위험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는 유럽이나 북미와 달리 지표수를 상수원으로 사용한다. 영화 `괴물`에서 미군에서 버린 화학폐기물이 한강으로 흘러들어 물고기를 변형시키는 설정은 봉준호 감독다운 기발한 상상력으로 수질오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우리의 강과 하천은 환경오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공장지대 페놀유출 사고는 범칙금만으로 단속하기 어렵다. 기업화된 축사에서 고압으로 물을 뿌려 배설물이 하천으로 흘러드는 축산폐수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4대 강 녹조 발생에 이르기까지 취수원 안전문제는 수시로 도마에 오른다.

코웨이, 청호 등 정수기업체들은 역삼투압 정수기가 최상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오염된 강물, 노후된 배관의 녹 찌꺼기, 발암물질인 염소, 각종 세균까지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시각이다.

역삼투압의 원리는 이렇다. 인공으로 만든 역삼투막에 삼투압의 반대방향으로 강한 압력을 가해 물을 통과시킨다. 그 결과 역삼투압 필터를 통과한 수돗물은 증류수에 버금가는 순수한 물이 된다. 깐깐하게 걸러서 `안심수`를 만들어 준다는 것도 과장은 아니다.

미네랄이 없어서 건강에 안 좋다는 지적에는 `미네랄수(水) 무용론`을 들고 나온다. 땅 속 암반층이나 햇빛이 차단된 해저 200m 이하 해양에서 끌어올린 심층수라면 모를까 수돗물에는 미네랄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홍경섭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물에서 사람이 섭취하는 미네랄은 실제로 인체에 필요한 양에 비해 부족하다”며 “특히 일일 섭취량이 1000㎎을 넘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라면 더욱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오렌지를 갈아 마시면 수돗물 114ℓ가량의 물에 해당하는 미네랄을 손쉽게 보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육류에서 섭취해야 할 미네랄을 굳이 물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역삼투압을 반대하는 입장의 핵심은 `미네랄이 없는 물`이란 점보다 `산성수`라는 이유다. 이 부분에 대해 정수기 업체 관계자는 “정수기 품질검사기관인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으로 승인받은 제품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국가에서 지정한 수소이온농도 pH5.8~8.5 범위를 충족한다고 알려 왔다.


◇`No` 역삼투압 반대론

“미네랄 없는 물은 건강을 위협한다. 수돗물은 원래 혈액과 같은 약알카리성인데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통과하면서 산도가 떨어져 `산성수(pH6.0)`로 바뀐다. 탄산음료, 커피, 주류 등은 알고 보면 모두 산성수다. 결국 역삼투압 정수물을 마시면 미네랄이 풍부한 알카리수 대신 미네랄 제로의 산성수를 마시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물에서 얻을 수 있는 미네랄은 칼슘,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있다. 미네랄이 살아 있는 건강한 물을 마셔야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역삼투압 반대 진영에서는 미네랄 없는 물이 국민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다. 그 근거는 `좋은 물=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카리수`라는 정의에서 출발한다.


미네랄은 무기질 또는 무기염류다. 인체의 생리활동에 필요한 원소 중 유기물의 주성분이 되는 산소(O), 탄소(C), 수소(H), 질소(N)를 제외한 다른 원소가 미네랄이다. 인체 구성의 4%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몸속에 흡수된 후 모든 신진대사를 조율한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과 함께 5대 영양소의 하나인 미네랄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영양소다.


미네랄이 있어야 물은 수소와 산소로 전기분해된다. 영양분을 세포 안으로 빠르게 옮겨주고 세포 속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를 배출시켜주는 것도 미네랄의 숨은 공로다.


그런데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가운데 이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미네랄에는 유기미네랄, 무기미네랄이 두 종류가 있는데 물에 들어 있는 미네랄 대부분은 사람 몸에 질병을 유발하는 무기미네랄이라는 주장이다. 증류수에 가까운 물을 마셔야 안전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주장에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해리슨 내과학을 포함한 주요 교과서 및 저명한 의학연구 사이트 어디에도 유기(organic) 또는 무기(inorganic)라는 분류 방식은 없다. 의학계에서 사용하는 분류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증류수에 가까운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하기에 앞서 보다 명확한 정의와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대 진영은 또 “역삼투압 필터를 통과한 물은 순수한 H₂O, 즉 증류수가 된다”는 점에 우려한다. 실험실의 분석기로 돌려보면 전해질인 미네랄이 완전히 제거돼 있다.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지 못한다.


게다가 증류수는 산성을 띤다. 산성수를 마시고 20분 후 혈액을 관찰하면 적혈구가 평소보다 더 엉킨 상태가 된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산성수를 계속 먹으면 몸의 균형이 깨진다. 이런 물은 특히 태아에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초중고 매점에서 콜라와 같은 탄산수 판매를 중단시켰듯 성인건강을 위해 가정에서 역삼투압 정수기를 쓰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의견도 있다.



[출처 : 황민교기자 min.h@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