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을 재밌게 읽어서 기대하고 읽은 책인데,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보다는 몰입 전문가임을
다시 확인했다. 창의성도 몰입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보편적이지만은 않은 그만의 접근방식이 있어서 더 재밌는 면도 있었고,
그래서 제목에서 주는 기대가 다 충족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어떤 저자가 그만의 색깔이 있다는 건 어쨌든 독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책을 덮자마자 대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지는 휘발성 기억력 탓에 그의 주장을 그대로 기록해둘 능력은 되지 못하고, 그대로 인용이 가능한
부분 외에는 내가 소화한 대로 기록을 남겨둘 수밖에 없겠다. 창의성은 천재들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열정도
노력도 필요 없는 것도 아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프롤로그에서부터 '순수한 열정과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고 있다.
창의성의 즐거움이란 책에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접근하는 방향이 특별한 이유는, 창의성을 개인의 능력에 국한해서 보고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창의성을 이루는 세 가지 구성요소로 영역, 현장, 개인을 뽑고 있다.
창의적인 사람도 문법이나 문맥을 알아야 창의성을 성공적으로 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남들이 아는 걸 알기 위해 공부도 해야 하고,
내 발견이나 발명을 세상에 설명할 줄도 알아야 한다.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영역과 현장에서 동떨어진 개인으로서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2장에서는 창의적 인물이 갖는 특징을 정리해주고 있다.
3장에서는 창조과정의 단계를 말한다. 창조과정은 직선적이 아니라 순환적이라면서, 준비단계, 잠복기, 깨달음, 평가단계, 완성단계의 5단계로 창조과정을 설명한다. 잠복기와 무의식의 중요성을 부각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4장에서는 몰입을 창조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몰입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성향이나 몰입을 위한 조건을 이야기한다. 몰입 전문가다운 접근이다.
5장에서는 환경에 대해 설명한다. 환경이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창의성에 있어서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환경은 때로
창의성의 조건으로 작용하며 운도 필요하기 때문에 적시적소에 위치하는 게 중요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 환경의 간접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생활습관 익히기도
중요하다.
여기까지가 1부를 이루고 있고, 2부에서는 창의적인 인물의 초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다루고 있다. 초년기에서 중요한 것은 물론
재능도 있지만, 호기심과 흥미, 책임감과 자립심 등의 요소들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장년기에 발전적
미래를 개척하고 계승하느라 대개 시간부족을 겪는다. 외골수적인 성향이 있더라도 역사적이며 사회적 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편이며,
역경을 만나도 자신감과 낙천성으로 이겨낸다. 노년기에는 영역에 따라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기 어렵기도 하지만, 변화를 인정하고
긍정적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보다 초월적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지혜와 완전함을 구하는 삶을 사는 경향도 발견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언어영역, 생명영역, 미래영역 등 창조활동의 주요 영역들을 살펴본다. 영역별 특징과 창조적 인물들의 사례를 되짚는다.
창의성은 이제 인류 문화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창조적 문화 만들기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영역과 현장의 기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역설한다. 마지막 장은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 조언들로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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