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의 유쾌한 여행 (29)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외국인 친구가 서울에 놀러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만날 약속부터 잡습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친구의 서울여행을 안내해야 할 것만 같은 보이지 않는 책임감이 밀려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 가장 한국적인 곳, ‘남산골한옥마을’에 다녀왔습니다.
퇴계로 빌딩 숲 사이로 한국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남산골한옥마을이 있습니다. 1998년 서울시가 민속자료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한옥 다섯 채를 이전·복원하여 조성된 곳입니다.
지하철 충무로역 3,4번 출구 사이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남산골한옥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니 별도의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전통한옥 5동, 전통공예전시관, 천우각 광장, 전통정원,
타임캡슐 광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옥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얼굴부분을 뚫어놓은 한복 포토존이 나옵니다. 모든 여행은 인증샷으로 기억되는 법, 입간판에 얼굴을 내밀고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표정으로 찍힌 사진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하루 다섯 번,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하는 투어가 열립니다. 시간별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진행되며 4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한옥마을에 대한 설명과 한국의 전통문화유산 이야기가 곁들여져 흥미진진합니다.
남산골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한국 전통정원이 나옵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1월, 연못(청학지)은 꽁꽁 얼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꽃나무들이 조금은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청학지 옆에 있는 커다란 정자의 이름은 천우각입니다.
천우각 야외무대에서는 풍물공연, 탈춤공연 등 다양한 전통공연이 열립니다. 아쉽게도 이날은 공연이 없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공연일정을 확인하고 오는 것도 팁입니다.
천우각 광장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다섯 채의 전통가옥(옥인동 윤씨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관훈동 민씨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이 이어집니다. 과거 조선시대 임금의 장인, 사위의 집부터 목수의 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층의 주거문화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곳곳을 거닐다 보면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장독대, 아궁이, 디딜방아 등이 나옵니다. 우리에겐 더없이 익숙한 물건들인데 외국인의 눈에는 신기한가 봅니다. 한참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남산 아래,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외국인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학생들고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고택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나온 것 같습니다.
집의 규모에 따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에 맞게 가구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안방에는 보료와 병풍, 고가구들이 놓여있습니다. 사랑방, 부엌, 곳간 등에도 공간에 맞는 살림살이를 재현해 놓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우리 선조들의 주거문화를 자연스레 익혀봅니다.
전통가옥 구경을 마치고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서울천년 타임캡슐 광장이 나옵니다. 완만한 경사를 오르며 외국인 친구에게 서울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서울의 역사가 600년이 넘었다고 하니 놀란 눈치입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서울이 자랑스럽습니다.
서울 천년 타임캡슐 광장에는 타임캡슐이 수장되어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해
서울의 모습과 생활, 문화를 담고 있는 물건 600점을 타임캡슐에 넣어두었습니다. 서울 정도 1,000년이 되는 해인 2394년
11월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시공간을 아우르는 장기 프로젝트가 바로 서울천년 타임캡슐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묘한 기분이 듭니다.
남산골한옥마을 안에는 한옥카페&숍 ‘아리’와 국악당카페 ‘다반사’가 있습니다. 전통차와 간단한 먹을거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추운겨울 잠시 몸을 녹이고 가셔도 좋습니다.
TIP. 한옥마을 앞쪽에 있는 한복 대여소에서 한복(유료)을 빌려 입고 한옥마을에 방문해 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 여행정보 ○ 남산골 한옥마을 가는 길 :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 사이길로 도보 3-4분 ○ 입장료: 무료 (화요일 휴무) ○ 관람시간 : 09:00~21:00 (4월~10월) / 09:00~20:00 (11월~3월) ○ 문의 : 02-2240-1418 ○ 주변 가볼만한 곳 : 명동, 남산케이블카, 남산공원 등 |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출처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05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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