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강추위도 물러가나 싶으니,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다. 국민 건강은 물론, 사회 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그 실태와 문제점, 해결 방안들을 알아보았다.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를 말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1/7밖에 되지 않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미세먼지보다 4배 이상 지름이 작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일반 먼지와 달리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 배출되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들기 때문에, 각종 질병을 유발·악화시킨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2060년 100만 명당 조기 사망자는 1,109명으로 2010년 대비 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명당 조기 사망자가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이렇듯 미세먼지는 건강에도 위협적이지만, 농작물과 생태계, 산업 활동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토양과 물을 산성화시키고, 수생생물과 산림 수목에도 피해를 준다. 또한, 공정 자체가 예민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면 불량률이 증가하고, 자동차 산업은 도장 공정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가시거리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비행기나 여객선 운항도 지장을 받는다.
공기 질 최하위국인 한국의 미세먼지는?
2016년 5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EPI(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2016’에 따르면 한국은 공기의 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점을 받았다. 조사 대상 180국 중 173위다. 또한, 공기의 질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인 PM2.5 노출 정도는 33.4점으로 174위에 그쳤다.
그렇다면 공기 질을 떨어뜨리는 미세먼지는 어디서 발생한 것일까?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배출원을 살펴보면, 자동차(35%), 난방·발전(27%), 건설기계(17%), 비산먼지(12%) 순으로 배출량이 많다. 그런데 자동차와 같은 도로이동 오염원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화물차와 RV차량에서 배출된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2005년 이전에 등록한 2.5톤 이상 저공해 미조치 차량은 서울에서 운행할 수 없다. 올해부터는 서울시 차량뿐 아니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차량까지 확대 시행되는데, 위반 시 1차 경고, 2차 최대 2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도로 분진과 공사장 비산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6월까지 기존 45대 보유한 분진흡입차량을 30대 늘려 75대 운영한다. 확보된 분진흡입차량은 ‘도로먼지관리시스템’을 활용하여 먼지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도로를 집중적으로 청소한다.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의 발생 빈도가 높은 건조기(4~5월, 10~11월)에는 비산먼지를 내뿜는 건설사업장이나 공사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하며, 점검결과는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에 매월 공개된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선 어떻게 미세먼지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
① 미세먼지 오염도 실시간 확인하고, 경보 안내는 문자로 받아보자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cleanair.seoul.go.kr)’에서는 매시간 측정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물론, 오늘 내일 모레의 대기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대기오염 물질 정보나 대기 환경 예보에 따른 시민 행동요령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미세먼지농도가 시간당 평균 150㎍/㎥ (초미세먼지는 90㎍/㎥) 이상 2시간 지속되면 ‘주의보’를, 시간당 평균 300㎍/㎥ (초미세먼지는 180㎍/㎥) 이상 2시간 지속되면 ‘경보’를 발령하고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 대기전광판 및 버스전광판,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 예보문자 서비스를 신청하면 문자로도 받아볼 수 있는데,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마이서울’에서 SMS 알리미를 설정하면 된다.
② 미세먼지 나쁜 날엔 외출은 자제하고, 창문은 닫자
미세먼지 나쁨 단계부터는 노약자(유아, 노인, 임산부)나 심혈관질환자, 호흡기질환자들이 직접 영향을 받으므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은 과격한 실외 활동을 최소화 것이 좋다.
창문을 열어 두면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 외부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③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긴 소매 옷으로 몸을 보호하자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일반 면 마스크가 아닌,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은 평균 약 0.6μm 이하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간혹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밀착력 감소로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떨어드리는 결과를 초래하니 삼가하자.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세탁 후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물에 젖으면 정전기력이 떨어져 기능이 저하되고, 세탁하면 내장된 미세먼지 차단 필터가 손상되어 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단,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공기순환이 잘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으니, 마스크 착용 여부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시에는 먼지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긴 소매 옷을 입고, 장갑, 목도리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④ 귀가 후에는 깨끗이 씻자
외출 후 돌아와선, 바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지근한 소금물이나 세척액으로 입이나 콧속을 씻어주면 호흡기에 좋다고 한다. 비누나 항균 손 세정제 등을 사용해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방법으로 손을 깨끗하게 씻어 항상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자.
귀가 후 외투는 젖은 고무장갑을 활용해 바로바로 먼지를 털어주면 좋다. 고무장갑 바닥의 오톨도톨하게 튀어나온 부분에 물을 살짝 적셔 쓸어주면 먼지가 쉽게 달라붙어 나온다.
⑤ 진공청소기보다는 분무기와 물걸레로 청소하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걸레를 이용해 청소하는 것이 좋다. 진공청소기는 연결부위나 공기 배출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새어 나와 더 넓게 퍼질 수 있고, 집 안의 먼지만 더 날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걸레질할 때에는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뿌려가며 하면 보다 확실하게 미세먼지를 잡을 수 있다. 물을 뿌리면 공기 중의 미세먼지가 물방울에 흡착돼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건조한 실내 습도를 높여준다.
굳이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높은 급의 헤파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호스와 먼지 통, 필터를 분리해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진공청소기 사용한 뒤에도 반드시 물걸레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⑥ 규칙적인 식사와 과일·채소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자
평소 체내 면역력을 키우고 고른 영양섭취를 통해 유해물질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게 좋다. 호흡기는 영양이 부족하면 방어기능이 약화돼 미세먼지의 공격에 취약해진다. 따라서 규칙적인 식사와 고른 영향섭취로 면역력을 키우자.
특히 비타민 등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정상적인 방어기전 작용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체내 중금속 배출을 돕고, 아연이 풍부한 해산물이나 육류의 붉은 살코기류도 중금속의 체내 흡수를 막는 역할을 해 준다. 배, 도라지, 생강, 귤과 같은 호흡기에 좋은 음식도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건조기에는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충분히 씻어 먹어야 한다. 또한, 노상이나 야외 조리 음식은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 가능성이 높으니, 특히 아이들이 사 먹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
⑦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자
물은 하루 1.5L 이상 충분히 자주 마셔야 하는데, 찬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몸속에 들어온 불순물을 씻어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만 먹기 힘들다면, 약초차 (☞ 미세먼지 찬바람 환절기에 딱 좋은 약초차)를 함께 마셔도 좋다.
⑧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자
렌즈를 착용하면 눈이 더욱 건조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안경을 쓰도록 하며, 부득이하게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착용을 피해야 한다.
⑨ 환기는 대기오염 농도가 낮을 때를 골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60㎍/㎥ 이상일 때는 가급적 환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80㎍/㎥ 이상 ‘약간 나쁨’ 단계부터는 노약자나 심혈관질환자, 호흡기질환자의 경우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을 닫고 지내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졌다면, 그나마 대기오염 농도가 낮은 때를 골라 환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 환기가 꼭 필요하다면, 오전 10시 이후 낮 시간 중 농도가 가장 낮은 때를 찾아보도록 하자. 미세먼지는 온도가 낮은 이른 새벽과 저녁 시간에는 지표면 가까이 머물고, 기온이 올라가는 낮에는 대기 위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한 번 환기할 때는 30분 이상, 모든 창문을 열어 서로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방문, 옷장, 서랍장 등을 열어 같이 환기하면 가구 속 습기나 세균 번식 등의 예방에 좋다.
⑩ 공기 정화 식물을 활용해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현대인이 하루의 80~90% 이상을 생활하는 실내의 공기가 외부에 비해 100배 이상 오염돼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내오염물질은 외부 대기오염물질보다 인간 폐 전달 확률이 약 1,000배 가량 높다고 하니 주의하자.
특히 굽기 등의 조리과정에서는 주방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상시에 비해 70배 이상 증가한다. 조리 시에는 레인지 후드와 같은 기계식 환기 장치를 사용해야 하며, 조리 끝낸 후에도 최소 30분 동안 가동해야 효과적으로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요리뿐 아니라, 청소 등 실내에서 하는 활동이 실내 공기 질을 악화시킨다고 하니, 미세먼지가 없는 날은 반드시 환기를 시키도록 하자.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기정화 식물들을 집안 곳곳에 절절히 배치해 키우면 더욱 좋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호흡 곤란, 가래, 기침,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악화되거나 지속할 경우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출처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0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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