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설명한 조직의 3차원적 원리의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프로세스와 오퍼레이션은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며 조직의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면서도 혼동하기 쉬운 개념이므로 보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조직들이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성과창출에 실패하고 때로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이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A공정과 B공정 두 개의 공정을 가진 어떤 제조회사가 있다고 하자. A공정에서 부품을 가공하여 B공정으로 공급하고 B공정은 이를 완성품으로 가공하여 제품으로 출하한다. 이 회사는 이러한 라인을 두 개 가지고 있다.
물류 담당 사원 한 사람이 A공정에서 Tray에 50개의 부품을 채워 B공정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킨다. 부품 이동이 끝나면 다시 A공정으로 돌아와 50개의 부품이 채워지기를 기다려 다시 B공정으로 이동시킨다. 생산 라인은 두 개이므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물류 사원은 두 사람이다.
어느 날 물류부서장이 이들의 업무를 분석한 후 대단히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
1) 한 번에 50개씩 나르던 부품의 개수를 100으로 늘리고 이동 횟수를 1/2로 줄인다.
2) 물류 사원 한 사람을 줄이고 다른 한 사람이 두 개의 라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한다.
이 결과 물류부서의 업무를 크게 개선하였다. 물류부서장은 경영자에게 이것을 혁신 사례로 보고하였고 인당 작업 효율을 2배로 증대하고 인력을 1/2로 줄인 것에 대한 대가로 포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이 회사는 얼마 후 망해버렸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바뀐 것이 없는데 물류부서의 효율을 2배로 증대시킨 행위 하나가 회사를 망가뜨린 것이다.
도대체 이 회사에는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인가?
공정간 1회 부품 이동의 개수가 두 배로 증가하자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1) 제조 라인 운영 속도가 느려져 고객에 대한 제품납기가 두 배로 증가했다.
2) 재공 재고와 제품 재고가 2배로 증가하여 보관비용이 증대되었다.
3) 늘어난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원자재 구매가 두 배로 증가되었다.
4) 작업자가 부품 이동용 Tray에 쌓는 양이 늘어남에 따라 작업 효율이 저하되고 작업 중 불량이 증가하였다.
결국 물류 담당 사원 작업 효율화라는 사소한 한 가지로 말미암아 소요자금 증가에 따른 자금압박, 생산 라인 작업 효율 저하에 따른 제조원가 증가 및 불량 증가, 취급 및 보관 난이도 증가에 따른 Loss 증가, 고객 납기 지연 등의 엄청난 문제가 뒤따르게 되었고 결국 회사는 파국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물류부서는 오퍼레이션의 효율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프로세스는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회사는 오퍼레이션 효율화를 통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불과 2배 정도의 생산성 향상을 얻은 반면 그것이 프로세스에 미친 부정적 효과는 훨씬 더 증폭되어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이러한 효과의 증폭이 일어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와 오퍼레이션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는 고객의 방향이며 효과성(Effectiveness)과 관련이 있다. 오퍼레이션은 내부 조직과 업무분장의 방향이며 효율성(Efficiency)과 관련이 있다. 효과성에서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효율성을 아무리 극대화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하고 있는 일의 투입 대비 산출을 높여 성과를 몇 퍼센트, 혹은 몇 십 퍼센트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개선(Improvement)이라 부른다. 하지만 효과성을 향상시키려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며 이것이 성공할 경우에는 성과를 몇 배, 혹은 몇 십 배 증가시킬 수 있다.우리는 이것을 혁신(Innovation)이라 부른다.
문제는 조직 내에서 이러한 프로세스의 혁신과 오퍼레이션의 개선이 상충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고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최우선적으로 최적화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퍼레이션을 관장하는 부서장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조직의 모든 기능은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는데도 많은 조직에서 여러 프로세스에 속해 있는 자재관리, 물류 설비지원 등의 단위 기능을 하나의 부서로 통합하여 운영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런 결과로 업무 수행의 우선순위가 프로세스 중심이 아니라 단위 부서 효율 중심으로 바뀌어 버리고 다른 기능과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하며 궁극적으로 고객 가치를 감소시키고 고객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구매 부서나 제조 부서가 원가 절감을 이유로 품질이나 납기를 희생시키는 경우는 어느 조직에서든지 너무나도 흔히 볼 수 있다.
“Process Innovation First, Operation Improvement Next.”
항상 이를 기억하라. 이는 경영 혁신의 기본 중 기본이다.
프로세스는 혁신의 대상이며 오퍼레이션은 개선의 대상이다. 탁월한 성과는 혁신에서 나오고 점진적 성과는 개선에서 나온다. 만약 오퍼레이션 개선이 프로세스의 효과성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조직의 목표달성과 고객 만족을 위한 가치 창출에 실패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오퍼레이션을 개선하여 단위 조직 혹은 기능의 효율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프로세스 혁신에 집중해야만 한다. 오퍼레이션 개선은 프로세스의 효과성을 유지 혹은 증대시킬 때에만 의미가 있다.
[출처 : 착한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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