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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I/Thinking

e표현의 자유 밝히는 인터넷 소등 시위

1월18일 오후 2시(한국시간)부터 위키피디아 영어 사이트가 19일 오후 2시까지 블랙아웃, 즉 웹사이트 불을 껐다. 오늘밤 10시30분부터는 미국의 70여곳 웹사이트가 블랙아웃 운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웹사이트 블랙아웃에는 구글, 위키피디아, 레딧, 모질라재단, 워드프레스, 트윗픽, 그린피스 등이 동참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동참하는 곳까지 더하면 1월18일(미국 시각) 블랙아웃하는 웹사이트는 헤아리기 어렵다. 온라인에서 70여곳 사이트가 블랙아웃을 시작하는 시각, 미국 뉴욕 49번가에 있는 찰스 슈마허와 크리스텐 질리브랜드 미 의회 의원 사무실 밖에서는 긴급 집회가 열린다.

▲2012년 1월18일 오후 2시 위키피디아 영문 사이트

지금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SOPA(온라인 해적행위 방지법)와 PIPA(지적재산권 보호법)라는 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해적을 소탕하겠다고 만들어진 법안이 사생활 침해를 야기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SOPA는 Stop Online Piracy Act, PIPA는 Protect IP Act의 약자로, 지난해 10월 발의된 법안이다. 두 법안은 법원이 SOPA와 PIPA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검색 엔진 제공자, 인터넷 광고 서비스 업체, 결제 서비스 제공자에게 해적 사이트에 대한 서비스를 차단하도록 명령하도록 한다. 법원의 명령을 받은 회사는 5일 이내에 명령에 따라야 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 인터넷 이용자는 해적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하고 해적 사이트는 광고 수익과 저작물 판매 수익을 잃는 효과가 있다. 특히 미국 밖 해적 사이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의 각종 저작권자 협회는 두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SOPA와 PIPA가 해적 사이트의 접속을 막기 위해 인터넷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표현의 자유를 위축한다는 문제제기가 법안 발의 초기부터 나왔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해적 사이트 접속을 막기 위해 미국 인터넷 이용자의 IP 주소를 들여다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가 어딘 지, 그 중에서 해적 사이트는 무엇인지 찾아야 하는데 이는 명백히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이야기다.

저작물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SOPA와 PIPA를 반대하는 쪽은 블로그의 게시물이 불법 저작물로 판명되면 해당 게시물뿐 아니라 블로그 전체가 폐쇄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네이버의 한 블로그가 지적재산권자가 봤을 때 저작자의 허락없이 콘텐츠를 불법으로 올리는 곳으로 판명되면, 해당 게시물을 물론이고 블로그와 네이버 자체가 차단당하는 것 아니느냐는 이야기다. SOPA와 PIPA가 특정 게시물에 대한 접근 차단이 아니라 서버 차단을 요구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SOPA와 PIPA를 반대하는 쪽이 법안을 확대해석하고 전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볼모로 삼고 나서는 것 아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을 이끄는 루퍼트 머독은 SOPA를 반대하는 구글을 비난하고,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글로벌 서비스가 한 나라의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SOPA와 PIPA가 미국의 일에서 그칠까. 과연 지적재산권자가 각자의 나라에서 미국의 선례를 들어 이와 비슷한 법안을 만들자는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SOPA와 PIPA의 문제는 위키피디아가 두 법안을 반대하는 성명서에 잘 드러나 있다.

“SOPA는 특정 미디어의 사적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감시를 용인하는 결함 있는 제안을 옹호한다.”


SOPA와 PIPA에 반대해 블랙아웃한 사이트 http://www.vammel.dk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92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