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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Info/Camera

카메라를 통해 사진 찍기(2) - 심도

3. 피사계의 심도

심도란 초첨이 선명하게 포착되는 영역, 즉 포커스가 맞는 범위 또는 거리에 해당됩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집중도라고 보면 비슷할 거 같은데요. 심도가 얕을수록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적고, 즉 초점을 맞추는 대상이 작아집니다. 반대로 심도가 깊을수록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많습니다. 집중하는 대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모든 대상이 선명하게 나온다는 것이고, 집중하는 대상이 적다는 것은 특정 대상만 선명하게 나온다는 겁니다. 

만약 특정 대상에 집중해야 하는 사진, 대표적으로 인물 사진이나 접사 사진이라면 심도가 얕은 쪽이 유리합니다. 인물이나 대상에 집중하고 주변 배경을 흐릿하게 거의 날려버리는 것인데요. 이것을 아웃포커스라고 합니다. 아웃포커싱이 잘 된 사진일수록 주제가 확실히 드러나고,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하지만 반대로, 풍경 사진이라면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나오는 편이 나을 테니 심도가 깊은 쪽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팬포커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그렇다는 얘기고, 사진의 컨셉에 따라 또 달라지는 문제죠. 

어쨌건, 심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총 3가지입니다.

A. 렌즈의 초점 거리
B. 카메라와 피사체간의 거리
C. 조리개의 조임 수준
 
이 3가지 요소가 심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각도 등을 이용해서 심도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우선 기계적인 요소로는 이 3가지에 따라 심도가 결정나는데요. 이것은 사진이 찍히는 과정에서 센서(필름)에 피사체의 상이 맺히는 과정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이 맺히는 과정은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어떤 피사체를 사진으로 찍게 되면, 피사체로부터 반사되는 빛이 렌즈를 통과하게 됩니다. 이는 뒤집힌 형태의 상으로 센서에 맺히게 되고, 이 역상이 펜타프리즘을 거치면서 본래의 상 형태로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죠. 그런데 여기서 심도라는 것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은 카메라가 목표로 하는 상과 피사체의 위치가 차이가 나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피사체가 카메라가 목표로 하는 상보다 뒤에 있으면 심도가 깊어집니다. 반대로 목표로 하는 상보다 앞에 있으면 심도는 얕아집니다.





A. 렌즈의 초점 거리 : 렌즈의 초점 거리란 렌즈의 화각을 말합니다. 보통 mm로 표기되는 이 화각은 그 숫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넓은 범위를 찍을 수 있고, 크면 클수록 좁은 범위를 찍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눈과 가장 흡사한 화각이라고 하는 50mm를 기준으로 그 아래를 광각, 그 위를 망원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렌즈의 초점 거리가 가깝다는 것은, 센서와 렌즈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 거리보다는 렌즈의 두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율합니다만, 쉽게, 쉽게) 센서와 렌즈의 거리가 가까우면 상이 앞에서 맺히게 되고, 따라서 피사체는 그보다 뒤에 있게 됩니다. 반대로 센서와 렌즈의 거리가 멀면 상이 뒤에서 맺히게 되고, 따라사 피사체는 그보다 앞에 있게 됩니다. 따라서 광각 렌즈의 경우는 심도가 깊어지고, 망원 렌즈의 경우는 심도가 얕아집니다. 망원 렌즈를 사용하면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고 말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입니다.




B. 카메라와 피사체간의 거리 : 카메라와 피사체간의 거리도 심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소위 발줌이 중요해지는 핵심은 사실 광각과 망원 이외에도 이러한 이유가 있죠. 원리는 앞의 설명과 동일합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했을 때,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면 그만큼 심도가 깊어집니다. 반대로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그만큼 심도도 얕아집니다. 

그런데 피사체와의 거리는 또 다른 경우를 계산해야 합니다. 바로 목표하는 피사체, 그리고 배경과의 거리입니다. 이것은 빛의 움직임과는 약간 다른 문제 때문으로 보이는데, 피사체와 배경과의 거리가 멀면 초점이 맞는 지점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 때문에 피사체와 배경과의 거리가 멀면 자연스레 심도가 얕아집니다. 물론 조리개를 더 조이거나 해서 조율한다면 깊은 심도로도 촬영이 가능합니다....만, 너무 가깝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배경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아무리 조인다 해도 초점 범위 내에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아웃포커스가 불가능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웃포커스를 노릴 때는사진을 찍는 각도, 구도 등을 조정해서 인위적으로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이용하게 됩니다.







C. 조리개의 조임 수준 : 조리개는 셔터 속도 부분에서 이야기했듯이 빛을 받아들이는 부분을 말합니다. 빛을 받아들이는 수준을 높이고 낮추기 위해 조리개를 열고 조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조리개는 단순히 빛을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조이는 과정 때문에 렌즈가 실제로 작용하는 크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심도와 연결되는 부분이죠.

렌즈가 커지면, 즉 조리개를 열면 심도가 얕아지고 반면 렌즈가 작아지면, 즉 조리개를 조이게 되면 심도가 깊어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조리개는 셔속 또한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셔속을 느리게 하면서 조리개를 열어 아웃포커스를 노리고 싶을 때가 있고, 반대로 셔속은 빠르게 하면서 조리개를 조여 팬포커스를 노리고 싶을 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은 반드시 벌어집니다. 이러한 경우 사용되는 것이 앞의 경우에는 필터, 뒤의 경우에는 플래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터를 이용해 광량을 줄여서 셔속을 느리게 한 상태로 조리개를 유지하거나, 반대로 플래시를 이용해 광량을 늘려서 셔속을 빠르게 한 상태로 조리개를 조이는 것이죠.




※ 센서의 크기 : 세 가지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이미지 센서의 크기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센서란 과거의 필름과 같은 기능을 하는 DSLR의 핵심 부품으로, 이미지 센서가 크면 심도는 얕아지고, 이미지 센서가 작으면 심도는 당연히 깊어집니다. 이는 옆의 그림을 보시면 잘 알 수 있는데요. 받아들이는 부분의 크기가 달라지면서 심도가 형성되는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것은 또 변수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이미지 센서의 원리가 실제로는 이 그림과는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다음 그림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크롭바디의 센서는 정확히는 빛을 축소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부의 빛을 날리는 크롭 형태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전체 광량 자체가 기본적으로 작아질 뿐, 심도에서의 변화는 없는 것이 됩니다.

근데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크기 자체를 풀프레임으로 찍은 것과 동일하게 하면서 나타나는 확대 현상입니다. 사진의 심도는 결과물인 사진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고, 사진을 확대하면 사진이 그만큼 흐려지기 때문에 심도는 얕아집니다. 결국, 크롭바디에서의 심도는 센서가 받아들이는 심도에서는 풀프레임바디와 동일하지만, 결과물인 사진의 기준에서는 오히려 얕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산 화각 등을 계산하면 결국 얕은 것은 풀프레임이 됩니다. 이것은 둘의 차이를 비교하는 글을 따로 적으면서 파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심도는 다음 요소들에 따라 이렇게 변화합니다.


A. 렌즈의 초점 거리가 길수록(망원) 얕아지고, 짧을수록(광각) 깊어진다.
B. 카메라와 피사체간의 거리가 멀수록 얕아지고, 가까울수록 깊어진다.
C. 조리개의 조임 수준이 작을수록 얕아지고, 클수록 깊어진다.
D.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작을수록 얕아지고, 클수록 깊어진다.

구체적인 비례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지만 센서의 크기는 어차피 돈질을 얼마나 하느냐로 결정날 문제입니다. 조리개는 조일 수 있고 풀 수 있지만 한계가 있죠. 이 상황에서, 그 이상 심도를 조정하는 관건이 되는 것은 결국 발줌입니다. 실제 수치가 제곱으로 비례하는 만큼, 발줌은 가장 강력한 심도 조절 기구가 되죠. 발줌을 팔고 그에 맞춰 렌즈 초점 거리를 조정해서 심도를 맞추면, 거기에 맞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로버트 카파의 명언은 심도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