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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I/Thinking

위기와 도전, 한국미래경제 ‘4C’

Crisis Again (위기는 다시 온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최윤식 소장은 2015년 제2차 경제위기를 거론했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기업과 금융사의 부채로 불거진 것이라면 곧 돌아올 위기는 수위를 넘은 가계부채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3년 10월 유경원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 ‘가계부채의 확대에 따른 리스크 요인 점검’에 따르면 2012년 말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규모는 959조원이다. 정부의 억제책과 부동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1년 말 134%에서 2012년 말 136%로 상승했다. 가계부채는 국가 부채로 막아야 하고 이는 재정적자라는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온다. 세원을 늘려 재정건전성을 올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할 수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가 세원 확보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결국 국가의 모라토리엄 등을 불러올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다.

 

Q. 미국의 양적완화가 내년에는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등으로 국내 경제는 어떤 타격을 받을까요?

최윤식: 저는 이미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적완화를 할까, 말까 운을 띄우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흔들리거든요. 지금은 시장에 신호를 줘서 ‘길들이는’ 단계입니다. 신호를 준 뒤 통화량을 줄이고 중지한다는 게 미국의 전략일 것입니다. 양적완화가 시작되면 투자 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큰 리스크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2~3년 정도는 국내 경제에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하는 ‘회복단계’인 2015년에는 주변국에게 영향을 줄 것입니다. 풀린 돈을 중지시키는 양적완화의 첫 단계 다음은 풀렸던 것을 흡수하는 두 번째 단계가 오겠죠. 이는 금리 인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불경기 동안 손해를 봤던 기업을 살려주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2015년부터 미국은 3~5년간 회복 전략을 펼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중국의 부상, 국내 가계부채 1200~1300조 돌파 등 국내외 문젯거리들이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줍니다. 이때는 특히 박근혜 정부의 정권 말기라 레임덕 현상과 다음 대선을 위한 정치권 싸움 때문에 잘 대처하지 못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외환위기가 다시 온다는 말씀이신가요?

최윤식: 그렇습니다. 지금 국내는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만약 가계부채를 잘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부채로 직결되겠지요. 지금 정부는 GDP 대비 40%가 부채라고 하지만 2008년 IMF의 새기준에 따르면 그 비율이 80%입니다.

정부가 가계의 빚을 흡수하면서 재정적자는 증가합니다. 10년간 늘어나는 복지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재정 지출 규모를 줄일 순 없겠지요. 그때는 저출산이 내수시장의 활성화와 연결되면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듭니다. 부채와 재정적자를 해결하면서 5~10년 사이 위기가 올 가능성이 큽니다.

 

Q. 일본도 재정적자가 심합니다. 또 한국 경제는 일본과 비슷하게 흐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경제에 일본은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최윤식: 지금 일본은 모든 걸 써봤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안 되고 있는 케이스입니다. 마지막으로 꺼내든 것이 돈 풀기(아베노믹스)죠.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재정적자는 2020년 300%가 넘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최악의 카드로 ‘파산’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마치 빚 많은 빚쟁이가 빚을 20~30년 동안 갚는 것보다 차라리 털고 가는 게 맘 편하듯 일본도 그런 식의 전략을 그리고 있습니다.

만약 일본이 에너지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또 다른 시나리오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은 자위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륙붕, 센카쿠 열도 등 분쟁 지역에 있는 해저 에너지 자원을 가져오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협상으로 이를 타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지요. 미국이 동아시아 지배권을 위해 일본을 밀어줄 가능성도 큽니다. 한국은 내부적으로도 산적한 문제가 많은데 일본이 경제와 관련해 발목을 잡으면 이건 제2의 외환위기로 연결됩니다.

 

Q. 신흥국 시장이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최윤식: 신흥국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입니다. 선진국에서 자국 시장의 성장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출 비중을 늘리려면 신흥국 시장을 키우려 하겠지요. 조만간 국가의 경계는 의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경제로 세계를 통일하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예를 들면 서울 지역 경제가 한계가 왔다 하면 충청도 지방을 부흥시켜 돈을 버는 식이지요. 이 방식처럼 선진국은 신흥국을 개발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선진국에게만 좋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게 좋을 이유가 없습니다. 현재 신흥국은 아시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크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는 ‘급체할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즉, 거품 붕괴가 생겨 위기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아시아 신흥국은 이 때문에 위기가 옵니다. 월드 스패즘(World Spasm· 전 세계 경련) 현상처럼 성장하고 터지고 붕괴하고. 격변의 시기니까 잘 대비하면 얼마든지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준비하지 못하면 혼란, 그 상태가 될 것입니다.

 

Comodity 2.0(상품 2.0 시대 만발)

최윤식 소장은 삼성전자는 3~5년 내에 아주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삼성전자는 몰락할 운명이라고까지 했다. 이는 최 소장만의 의견이 아니다. 해외 미래학자 대부분이 삼성전자의 미래를 ‘3년간은 괜찮다’고 예측한다. 바꿔 말하면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유는 하나다. 상품 2.0시대가 만발하면서 산업의 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상품 2.0’은 상품의 고유 기능을 기본적으로 탑재하면서도 하나의 하드웨어에서 다양한 활용도를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휴대전화다. 하지만 산업 전반적으로 상품 2.0시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보편적인 모방 제조 기술 단계에 머물러서는 곧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위 표는 단계별 제조업 표. 아래는 아마존과 구글의주가 추이. 자료=최윤식 ’2030, 대담한 미래’

 

 

Q. 삼성전자의 위기를 거론하셨습니다. 지금 삼성전자는 IT에서 세계 1위 기업이지 않습니까?

최윤식: 애플·노키아·소니·모토로라가 삼성전자보다 다 잘했는데 무너졌습니다. 삼성도 같다고 보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은 부품 표준화와 제조 자동화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 경쟁력입니다. 그러나 이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도달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이 거의 한계에 도달합니다. 결국 제조 모델 수를 늘려 추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죠. 그렇지만 모델 수가 많아질수록 속도는 뒤처집니다. 삼성의 역량 중 하나를 잃게 된다는 말입니다.

1등 기업이라도 판 자체를 바꾸어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혁신을 하지 못할 때 부딪히는 한계입니다. 지금 삼성전자는 역량을 테스트할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까지는 2등 기업이어서 위기를 피해갔습니다. 지금은 1위지 않습니까. 삼성전자가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IT기업이 재도약을 해 성공할 확률은 10~20%로 굉장히 낮습니다.

그러나 비단 삼성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석유화학, 조선 산업도 ‘넛크래킹(Nut cracking·팁)’입니다. 시장 포화와 내수 시장 약화 등으로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Q. 대책이 있다고 보십니까?

최윤식: 메인 산업으로 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생명주기는 평균 7~10년입니다. 이 시간이 흐르면 주요 산업의 성장이 끝납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1위 제품을 없애거나 1위 제품을 서브로 밀려나도록 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구글과 아마존은 이 방법에서 성공했습니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기업이었지만 이젠 모바일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만듭니다. 검색 광고는 줄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심지어 스마트카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글래스와 자동차 산업 이슈를 모두 구글이 견인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미리 확장해나갔기 때문에 계속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1위 기업은 이제 자기 제품을 잘 만드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잘해야 유지입니다. ‘잘 만들면 성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틀린 것입니다. 그건 2등 마인드입니다. 이젠 못 만들면 아래로 떨어집니다. 앞서가려면 한국은 제조업 최상위 단계(부품·소재·고도화기술·창조경제 산업)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이제 일반 배의 제조는 중국에게 넘겨주고 우린 일본과 유럽, 미국과 맞붙어야 합니다. 군수산업도 최첨단 무기, 자동차도 고사양의 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삼성은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미래는 속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을 기반으로 바이오 생명, 나노 산업 등으로 성장동력을 바꿔야 합니다.

 

Q. 앞서 ‘넛크래킹’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나라로부터 추월당할 것이라고 예측하십니까?

최윤식: 미래에 가장 강력한 적은 중국입니다. 많은 사람이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한국 경제도 회복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중국이 회복한다는 말은 중국이 성장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만 커지는 게 아니고 중국 회사의 세계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의미지요. 결국 중국 성장의 첫 번째 희생타는 우리나라가 됩니다. 올라가면 누군가는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국내에서도 중국 기업의 포션이 커질 것입니다. 내수시장이 활발해져 좋아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과 싸우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집니다. 지난 20년의 중국과 앞으로 20년의 중국은 다릅니다. 중국을 싸구려 제조업 국가로만 보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이미 세계 1위 품목이 우리보다 23배나 많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통폐합과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2015년까지 화웨이와 같은 회사를 8개 정도 더 키울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Close the conflict (사회적 갈등 봉합 필요)

현재 한국은 극심한 ‘세대 갈등’을 겪고 있다. 인간 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하려는 ‘아버지’세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젊은이들은 ‘늙은이의 욕심’이라고까지 보고 있다. 국민은 정부의 공약을 믿지 않는다. 정부 정책이 기본적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회적 갈등은 비용으로 전환된다. 몇몇 경제학자들은 무너진 신뢰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경기까지 더욱 나빠지면 사회 갈등은 두말할 필요 없이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다.

 

Q. 저성장 시대입니다. 중산층이 계속 줄면서 내수시장이 부진합니다.

최윤식: GDP는 영원히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상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화폐가치를 감안하면 하락한 것이나 다름없을 때가 많습니다. 국내 중산층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이 트릭을 써서 계속 중산층 숫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10만원어치 물건을 지금은 똑같은 물건을 30만원에 사게 됩니다. 수치상으로 3배 늘어 보여 중산층이 늘어난 것 같지요. 하지만 사는 물건은 똑같습니다. 그러니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는 거지요.

해결책으로 물가를 이길 수 있도록 월급을 많이 줍니다. 그렇지만 이는 불가능한 이야기지요. 물꼬는 대기업이 터야 합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월급 인상도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소비가 활성화되고 내수시장이 사는 메커니즘입니다.

 

Q. 세대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요?

최윤식: 노년층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구조상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미 은퇴를 시작했고 향후 15년 후에는 1000만 명이 합해져 2500만~2700만 명이 소비를 줄이는 시대가 옵니다. 그러면서 수명은 연장돼 은퇴 후의 직업도 굉장히 국내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은퇴 후에는 아무래도 소비 감소 문제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55세 이상은 은퇴하더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방법은 기존 산업의 원가 절약을 이 인력을 활용해 인건비 경쟁을 펼치는 것입니다.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낮은 임금으로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미래 산업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저는 젊은이들을 ‘삼포세대(결혼·취업·자식)’라고  보지 않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로 축복받은 세대로 봅니다. 지금 20~30대들이 사양산업만 바라보고 취직을 원하니 어려운 것입니다. 20세기 자동차 산업으로 얼마나 많은 인력이 먹고살았습니까. 이런 신산업들이 2020년에는 5~6개가 쏟아질 것입니다. 젊은 세대는 이 신산업을  노려야 합니다.

 

Crack the old system(GDP 5만달러 시대 위해선 새로운 시스템 절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업 외에 국가 시스템도 재정비되어야 한다. 최윤식 소장은 기존의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 상황,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의 국가 시스템, 기업 시스템, 개인 시스템은 1인당 GDP 2만5000~3만달러용이라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산업, 사회 등의 모든 영역에 걸쳐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수준의 개혁이 없으면 앞으로 20~30년 이내에 한국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나 경제적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Q. 엮여 있는 경제 문제, 금융 위기 등 해법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의 리스크를 극복할 묘약은 있습니까?

최윤식: 길은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도 보조를 맞춰줘야 합니다. 충분히 합리적이고, 민주화된 방법, 창조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정부가 지원해야 합니다. 민생을 팽개치고 정치 싸움만 해서는 안 됩니다. 국회, 지방자치단체 등의 법과 제도가 중요한 이유는 많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미국이 지금은 자동차 종주국이지만 상용화를 먼저 시킨 건 영국입니다. 그렇다면 빅3기업이 영국에 있어야 하는데 없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영국이 그 당시 도로 속도 제한을 4㎞/h로 했기 때문입니다. 마차와 말을 보호하려고요. 결국 자동차 산업의 기회는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정부는 여기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합니다.

신사업에서 이전의 사업으로 잃어버린 매출을 당겨오는 데 최소한 10~15년이 걸립니다. 기존의 제조업을 중국에게 빼앗기는 것은 5년이면 됩니다. 5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를 빨리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를 보십시오. 게임 산업의 규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24.6%인데 반해 소프트웨어는 49.6%입니다. 매출 10억당 고용 창출도 제조업이 10.5명인데 비해 소프트웨어는 16.5명에 달합니다. 그나마 전 세계적으로 제일 인정받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게임 산업입니다. 정치인들이 쉽게 가기 위해 ‘마약류’로 지정했지만 창조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치 시스템의 개혁이 절실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정치만 보완하면 될까요?

최윤식: 교육 시스템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대학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취업률’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응용 산업 쪽으로만 가게 됩니다. 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학과 기술공학입니다.

‘북부의 병자’라고 불렀던 핀란드가 노키아 기업을 만든 이유는 교육 시스템 혁신에 있습니다. 2011년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했지만, 노키아가 ‘이노베이션 밀’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구조조정된 직원들의 창업을 지원했습니다. 신생 회사만 300개가 넘지요. 이는 정부와 기업, 교육 개혁이 맞물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창의’, ‘창조경제’의 핵심은 인문학입니다. 월가에서는 아직도 투자 전문가를 뽑을 때 인문학 출신을 뽑습니다. ‘사고력’,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에게서 창의력이 나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그게 필요합니다. 교육 구조가 바뀌면 5~10년의 변화기 저성장을 바꾸고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적기는 지금 정권이고 최적기는 지금과 다음 정권입니다. 지금 실기하면 영영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econovill.com/archives/134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