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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Organization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방법

조직 구조가 방대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소규모 조직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는 흔히 발생한다.

 

예전에 매출액 250억원 정도의 중견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2년간 근무한 적이 있었다. 제조업의 경험도 처음이었고 소규모 중소기업에서 일해보는 경험도 처음이라서 배우는 심정으로 업무에 임하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매우 놀라게 되었다.


사람들이 서로 전화 통화를 하든, 회의를 하든 항상 처음에는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10-20분 정도 그런 상태가 지속된 이후에야 목소리도 낮아지고 회의다운 회의를 하는 듯했다.


꽤 여러 번 이런 현상을 목격하고 나름대로 고민한 후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첫째, 그들의 대화는 언제나 하고자 하는 일을 전개해 나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 발생 이후에 그것을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때문에 긍적적 상황보다는 부정적 상황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둘째, 대화가 시작되면 우선 문제 발생의 책임 전가 내지는 책임 분산부터 시작한다. 누군가의 책임이 명백해지거나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하는 책임 분산의 상황이 확인되어야 본격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셋째, 대화의 상대인 다른 부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거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오로지 내 일과 내 입장만을 생각하면서 대화한다.


넷째, 그 결과로 주로 자기의 생각과 입장을 관철시키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목적으로 대화를 진행한다.

 

이렇다 보니 회의는 매번 싸움판이고 전화통화도 큰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조직을 서로 간에 문제해결을 위한 우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바꾸는데 꼬박 일년이 걸렸다.


조직이 작았기에 이 정도이지 큰 조직이었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당신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그렇다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대상인 상대방에게 물어보면 부정적인 답변이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잘못된 방법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임원에게 위의 질문을 하면, “나는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고 현장 사람들과 간담회도 하고 있고 회식자리에도 자주 참석합니다.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간담회 자리와 회식자리에서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대화를 했다고 생각하는가?


현장 사람들의 얘기를 들은 것인가, 아니면 들어 준 것인가? 


그 대화의 시간 동안 들은 것이 더 많은가, 아니면 그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과 방침을 전달하고 교육한 것이 더 많은가? 


현장 방문을 하여 현장 사람들과 고객들의 진솔한 생각을 청취한 것인가, 아니면 현장을 순시 내지는 시찰한 것인가?


또한 그렇게 들은 것에 대해 어떤 형태로 피드백을 주었는가?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그것은 지침 하달이거나 교육이거나 때로는 독백에 불과하다. 이런 종류의 자기 만족적 커뮤니케이션은 심지어 상대방이 없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상대방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듣는 것이 먼저이고 기본이다. 듣는 것이 잘 되려면 상대방이 어떤 일을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할 것이다.


상대방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것이 많은 상황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라 볼 수 없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특정 상황에서의 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채널이자 하나의 신뢰의 구조이다. 다시 말해 커뮤니케이션은 평소에 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접촉도 없고 대화도 없다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대화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은 평소의 대화와 배려로 신뢰의 채널이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며 문제 해결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그 채널에 얹어 놓기만 하면 저절로 대화가 되고 문제해결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 위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신뢰를 구축하라. 그리고 그것을 평소에 하라.

 

 

[출처 : 착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