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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I/Thinking

因循姑息苟且彌縫 (인순고식 구차미봉)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苟且彌縫)-이 여덟 글자 때문에 사람이 망가지는 것이다(과정록)


[한자 풀이] 因 인할 인, 循 미적할 순, 姑 시어머니 고, 息 쉴 식, 苟 구차할 구, 且 또 차, 彌 두루 미, 縫 꿰맬 봉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8자의 숨은 뜻


박지원은 아들 종채에게 8자의 한자를 적어 보이면서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라고 말했다.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이 그것이다.


이를 해석하려면 두 글자씩 떼어 읽어야 한다. 그러면 사주(四柱)로 나뉜다. 인순·고식·구차·미봉이 맞다. 여기서 나는 또 팔자(八字)로 끝내주는 아버지의 센스를 발견하고는 기막혔다. 이른바 ‘사주팔자’라고 할 수 있어서다. 한국인은 사주팔자를 참 좋아한다. 너나 할 것 없다. 특히나 성공은 모르겠지만 실패를 하면 사주팔자 탓을 한다. 명리(命理)로 돌리고 만다.


먼저 인순부터 말하자. 인순(因循)은 뭔가. 소극적인 것을 뜻한다. ‘내키지 않아 머뭇거림’을 말함이다. 따라서 박지원은 종채에게 매사 ‘적극적이어야 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다음에 고식(姑息)이란 뭔가. 이것은 ‘낡은 습관이나 폐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안일(安逸)만 추구하는 것’을 의미함이다. 당장에 탈이 없는 것, 잠시 동안의 안정을 말함이다. 이런 것들에 유혹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구차(苟且)는 뭔가. 이런 뜻이다. 말이나 행동이 정당하지 않고 ‘떳떳하지 못함’을 가리킴이다. 잘못 했다면 반성해야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미봉(彌縫)은 말 그대로다. 임시변통과 상통한다. 이를테면 어떤 일이나 사건이 문제로 발생하면 피하지 말고 정면을 맞닥뜨리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런저런 핑계나 이유로 요리조리 피하거나 도망을 다니지도 말며 뻔히 보이는데 어설프게 꿰매려 들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사단이 벌어진다. 나의 잘못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econovill.com/archives/192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