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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I/Thinking

폭스바겐, 무엇을 왜 조작했나 ?

국내 자동차 시장에 '디젤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폭스바겐이 내세웠던 '고연비'가 조작된 것임이 밝혀지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폭스바겐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연비' 디젤 차량으로 큰 인기를 얻은 브랜드다. 그런만큼 업계에서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폭스바겐의 파문으로 다른 유럽 브랜드도 판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과거 도요타 사태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 사태 때 반사이익을 거뒀던 현대·기아차가 이번에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폭스바겐, 무엇을 왜 조작했나

이번에 문제가 된 '2.0 TDI 엔진'은 폭스바겐의 대표 엔진이다. 폭스바겐이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 명가(名家)'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그동안 폭스바겐이 대대적으로 내세웠던 '고연비 친환경' 엔진의 전형이 바로 '2.0 TDI'엔진이다. 업계에서도 폭스바겐의 '2.0 TDI'엔진은 수작(秀作)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내세웠던 '고연비 친환경'이 조작된 것임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규제가 강한 미국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매연저감장치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연 측정 당시에는 매연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하고 일반 주행시에는 이 장치가 꺼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이 이처럼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통상적으로 연비와 배기가스량은 반비례한다. 즉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하면 엔진의 토크와 가속력에 부담을 준다. 따라서 연비는 나빠진다. 그래서 각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적이면서 고연비 엔진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폭스바겐의 '2.0 TDI 엔진'은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했다. 업계에서 폭스바겐의 '2.0 TDI 엔진'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드러난 '2.0 TDI 엔진'의 민낯은 폭스바겐의 자랑과는 정반대였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조사에 따르면 폭스바겐 '2.0 TDI 엔진'은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농도가 미국 환경기준보다 많게는 40배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겉으로는 매연저감장치를 작동시켜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했다가
실제로는 이 장치를 꺼 연비를 높이는 '꼼수'를 부려왔던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EPA는 48만2000여대의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한 리콜 명령을 내렸다. EPA는 향후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2400억원)의 벌금도 부과키로 했다. 미국 법무부는 형사소추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독일 정부도 별도로 조사에 나선 상태다. 폭스바겐은 빈터콘(Winterkorn)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또 미국 내 디젤차량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약 8조원의 충당금도 쌓기로 했다.

하지만 조작 후폭풍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폭스바겐의 주가는 지난 21일 하루에만 18.6% 하락했다. 7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가운데 141억 유로(약 18조5746억원)가 증발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출처 : http://www.bizwatch.co.kr/pages/view.php?uid=17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