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피드훈련 하면 동호인들은 대개 ‘인터벌 트레이닝’을 떠올린다. 달리기 선배로부터, 그리고 선수 출신 지도자로부터 자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밖에도 스피드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훈련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레피티션 트레이닝’은 잠재된 최대스피드를 끌어올려 스피디한 레이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장시간 체력을 많이 소모는 것이 아니라 ‘짧고 굵은’ 훈련법이므로 무더운 여름 ‘체력 안배’와 ‘스피드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레피티션 트레이닝은 말 그대도 반복훈련이다. 최대 강도의 운동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되, 그 사이에 완전히 휴식을 취한다. 고강도 트레이닝의 반복이란 점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과 같지만, 휴식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반된 형식을 취하는 게 특징이다(인터벌은 불완전 휴식)
레피티션 트레이닝은 마라톤뿐만 아니라 단거리 육상과 수영 등에서도 실시하는데 단거리는 70m 이내, 수영은 20m 이내를 적정
거리로 본다. 중간에 수 분간의 휴식을 취하며 5~10회 정도만 반복하므로 그야말로 단시간에 최고강도의 훈련을 실시하는 셈이다.
느림보도 레피티션 트레이닝으로 확 바뀐다
일선 육상 지도자들은 기록 향상이 지지부진한 동호인들도 레피티션 트레이닝을 통해 상급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마라톤에
있어서 레피티션 트레이닝은 중거리를 반복해서 달리는 것인데,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50m, 200m, 350m, 400m,
600m, 1000m가 보편적으로 선택된다.
질주 후에는 완전 휴식을 취하는데 그렇다고 털썩 주저앉는 것은 아니다. 축적된 젖산을 제거하기 위해서 가볍게 움직이며 달리기 전의
매박으로 돌아갈 때까지 2분에서 10분 정도 휴식한다. 대개는 달리던 트랙에서 천천히 걷는 방법을 사용한다.
반복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150~400m 질주를 할 경우에는 7~10회, 600~1000m의 경우는 3~5회 정도 반복
실시한다. 단시간에 고강도 훈련이 이루어지는 만큼 더위에 기운을 뺏기기 쉬운 여름철에 추천할 만하다. 호흡을 틔우고 스피드를
배양하면서 열 질환이나 허탈 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물론 훈련에 임하기 전 세심한 몸풀기와 컨디션 체크는 필수적이다.
훈련 거리와 시간이 짧아도 레피티션 훈련은 다른 도로훈련과 다름없는 체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같은 날 다른 훈련과 함께 실시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훈련 전에는 체력이 충분한 상태를 유지해야 스피드 향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훈련은 최대능력의 90%를 넘는 운동을 반복해 몸이 항정상태(상황에 적응)에 이르도록 하여 산소부채능력과 최대산소섭취량을 늘리기
위한 훈련법이다. 최대스피드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구력에 비해 스피드가 부족한 러너, 기초체력이 부족한 러너들은
인터벌트레이닝보다 레피티션 트레이닝을 실시해야 한다. 근력훈련을 병행하면 스피드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도 즐겨 쓰는 훈련방법
이
훈련법을 처음 접하는 동호인들은 과연 42.195km나 되는 마라톤에서 효과를 발휘할까 하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수백미터 거리
질주와 휴식을 반복하다 보면 단거리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레피티션 훈련은 실제로 호주와 미국의 중?단거리 주자들이
주로 실시하던 훈련이다. 그러나 마라톤이 스피드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현재는 장거리에도 도입됐다. 일본 선수들이 이 훈련을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레이스의 스피드 향상을 꾀하려면 궁극적으로 100m, 200m와 같은 단거리 기록부터 좋아져야 한다. 그 스피드가 점차 긴
종목에도 영향을 미처 마라톤을 실시함에 있어서도 기록 단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하프마라톤과 마라톤으로 주 종목을 옮긴 성인
선수들이 다시 5000m, 10000m 대회에 자주 출전하며 기록을 당기려고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지구력과 레이스
전략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때 결국 스피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마라톤에서 세계 톱클래스
기록을 내는 선수들은 대부분 5000m, 10000m, 하프마라톤에서부터 세계기록에 근접하는 기록을 냈던 선수들이다.
따라서 젊은 주자일수록 레피티션 훈련을 통해 자신의 최대스피드를 당겨놓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어렵게
돼도 자신이 가진 스피드를 유지․관리하면서 고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육상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동호인들의 경우에는
이미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레피티션 훈련으로 충분히 스피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파틀렉과 병행하면 ‘찰떡궁합’
스피드 향상 훈련이 효과를 보려면 근력강화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목표기록을 설정하고 실시하는 트렉에서의 스피드훈련은
정신적인 피로가 크므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훈련 스케줄이 필요하다. 이런 목적에 잘 들어맞는 것이 바로 파틀렉 트레이닝이다.
1930년대 북유럽에서 시작된 파틀렉 훈련(자유주)은 야산에서 실시하는 산악훈련과 유사하지만 보다 더 완만한 자연지형을 달리며 근력과
상황 대응력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훈련강도에 비해 정신적 피로가 적다는 것이다. 파틀렉의 뜻 자체가 스피드
놀이다. 페이스를 기분 내키는 대로 바꾸면서 야산과 벌판을 내달리며 무한한 해방감을 느끼며 훈련에 임할 수 있다.
훈련은 운동수준이 비슷한 주자와 함께 밀고 당기며 뛰어 놀듯이 하면 좋다. 마음을 비우고 달리는 동안 심폐지구력과 전신지구력,
순환기능이 크게 향상된다. 노면이 불규칙하고 다양한 지형지물이 나타나므로 순발력도 좋아진다. 10~15km 정도의 거리를 소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처럼 선수나 동호인이 즐겁게 실시할 수 있는 훈련이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파틀렉 훈련 여건이 좋지 않다. 골프장처럼 낮은 언덕이
이어지는 벌판이나 야산을 뛰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그런 지형을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로 매우 낮은 야산의 능선을
달려보자. 약수터로 이어지는 완만한 산길도 괜찮다. MTB 동호인들이 개척해놓은 라이딩 코스는 급경사가 적어서 파틀렉 훈련을
하기에도 좋다.
레피티션과 파틀렉 트레이닝은 이른바 ‘테크닉 훈련’이다.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실시하는 거리주나 지속주 등 본 훈련과는 성격이
다르다. 훈련을 실시하는 빈도는 동호인의 경우 주1회 내지 월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강도가 높은 훈련이므로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고 훈련이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과감히 조깅으로 전환하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훈련효과 더 높이려면 라이벌과 함께하라
흔히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훈련을 할 때도 고독하고 외롭게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고자 실시하는
스피드훈련에서는 경쟁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훈련 파트너가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가능하면 운동수준이 비슷하면서 나보다 조금 나은
쪽을 택하는 것이다. 기량이 너무 좋은 사람과 운동하게 되면 좇아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폐가 된다. 한쪽이 한 템포
끌어주고 다른 한 쪽이 큰 무리 없이 좇아갈 수 있어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동호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상급자가 많은 동호회라면 초보자가 참여하기는 부담이 된다. 초보자와 중급자 위주로 운영되거나
회원 수가 많아서 초보반이 별도로 있는 동호회에 가입해야 한다. 또한 전원이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로 달리는 동호회도 좋지
않다. 달리기는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개인차가 뚜렷한 운동이므로 회원 개개인의 개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동호회만 잘 선택할 수 있다면 개인 훈련보다는 실력 향상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집단 훈련이 갖는 의욕적인 분위기가 운동
효과를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 좋은 폼을 가진 주자 뒤를 따름으로써 그 폼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출처 : http://www.runningguide.co.kr/news/news.asp?board_idx=13&idx=416&
board_mode=view&intnowpage=1&sopt=&sword=&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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