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
- 약물의존성 높은 수면제보단
- 전문의에 처방받아 치료해야
최근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70대 초반의 김 모 할머니는 수면제 처방을 원했다. 상담 후 수면제 대신 멜라토닌을 처방하자 궁금해 재차 물었다. "도대체 멜라토닌이 뭡니까."
인간의 몸은 노화가 시작될수록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 여파는 각 장기의 기능 저하에 멈추지 않고 호르몬의 분비와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노화를 촉진시킨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뇌 깊은 곳에서 분비되는 자연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변화이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Pineal body)에서 생산되는 수면유도 물질이다.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주로 밤에 생산되며 밝은 낮에는 생산이 감소된다. 멜라토닌은 내 몸이 밤으로 인식해야만 분비가 되기 때문에 잘 때 불을 켜놓고 잔다든지 TV를 켜놓은 채 잠드는 경우엔 멜라토닌 분비가 되지 않게 된다. '밤의 호르몬'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이유다.
■숙면과 불가분의 관계
고신대복음병원 최종순 교수가 불면증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멜라토닌의 분비는 적어지고, 이는 육체와 정신의 노화를 촉진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잠이 안 온다는 말은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다.
멜라토닌은 뇌세포의 손상을 예방하고 암을 방지한다. 또한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숙면을 유도해 육체와 정신의 휴식을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멜라토닌의 감소는 노화와 질병으로 직결돼 소아 백혈병과 여성에게는 유방암의 발병원인이 되기도 한다. 멜라토닌 감소가 겨울철 우울증인 계절정서장애(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상처가 나더라도 빨리 아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는 동안 멜라토닌이 분비돼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이 제대로 생성, 분비되는 것은 노화와 질병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현대인들의 생활습관과 환경이 점점 멜라토닌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멜라토닌이 생성, 분비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는 생체리듬이 일정해야 하지만 현대사회는 이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밤을 낮처럼 밝히고 있는 생활환경과 야근하는 습관이 생체리듬을 깨트리고, 이로 인해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가 감소되고 있다. 또 항생제와 고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 등도 일주일 이상 복용하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시킬 수가 있고, 피부과에서 자주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도 분비를 억제시킬 수 있다.
■생체리듬 일정하게 유지해야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환경을 올바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 따뜻한 우유를 반 잔 정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저녁식사를 8시 전에는 끝내 자기 전에 위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저녁 늦게까지 육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면 위에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결국 자는 동안에도 계속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장이 운동을 하게 된다.
문제는 자는 동안 장운동이 계속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생활습관과 환경을 바꾸었는데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멜라토닌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멜라토닌을 복용해 편안한 잠을 유도함으로써 육체와 정신이 제대로 쉴 수 있고,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불면증이 있을 경우 수면제보다는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수면제를 먹게 되면 일시적으로 잠은 잘 올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 있고 부작용으로 두통, 잠을 깬 후 불쾌감이나 어지러움, 만성피로감, 섬망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효과가 떨어져 일부에선 용량을 점점 늘려야 되는 경우도 생긴다.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는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도 자기 1시간 전에 멜라토닌을 복용하게 되면 수면제의 양을 점차 줄여서 끊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숙면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160503.22025195003]
◇나이 들면 '깊은 잠' 어려워져
지난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7만9876명으로 2011년(21만3887명)에 비해 3년새 6만6000여 명 늘었다. 이 중 50대 이상 환자가 68%나 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수면은 잠이 들락말락한 1단계부터 깊은 잠에 빠지는 3단계까지 진행된 후 렘(REM)수면 단계에 이른다. 수면이 진행될수록 뇌세포 활동은 물론 호흡, 심장박동이 줄고 체온도 조금 내려간다. 그러다 렘수면에 이르면 뇌가 각성상태가 돼 꿈을 꾸게 된다. 허 교수는 "렘수면 단계에서 뇌의 전두엽은 낮에 깨어 있을 때 만큼의 에너지를 쓴다"며 "정상적인 수면을 한다면 이런 과정이 하룻밤 새에 5~6번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깊은 잠에 이르지 못하고 1~2단계의 얕은 잠 상태가 늘어난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후 단계인 렘수면에 도달하기도 어려워진다. 허경 교수는 "20대는 깊은 수면이 20%, 렘수면이 30% 정도 차지하지만 60대는 깊은 수면이 2%, 렘수면은 20% 정도로 깊은 잠이 크게 줄어든다"며 "깊은 잠을 못 자면 기억력,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을 비롯해 소화기계, 순환기계, 면역계의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 불면증이 생기기 쉽다.
◇중장년층 멜라토닌 양, 젊은이 절반 이하
나이가 들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뇌의 노화로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면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은 잠자기 2시간 전쯤부터 분비량이 늘기 시작해 자정을 지나 새벽에 이를 때까지 고농도를 유지하다 해가 뜨면 급격히 분비량이 줄어든다.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뇌의 송과체가 나이가 들어 퇴화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51~65세의 멜라토닌 최고 분비량은 20~35세의 절반에 불과하고, 65세 이상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불면증 자가진단표
◇중장년 불면증, 멜라토닌 보충으로 효과
불면증이 심하면 뇌의 수면중추를 자극하는 수면제 복용을 고려해본다. 그러나 이런 약은 중추신경에 직접 작용하다 보니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낮에 무기력하거나, 술에 취한 것 같은 중독의 우려가 있다. 이런 부작용은 중장년층에서 더 쉽게 일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능력, 뇌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효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단순히 나이 때문에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잠을 쉽게 못 자는 중장년층이라면 멜라토닌을 보충해주는 것만으로도 잠을 충분히 자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허 교수는 "중추신경에 직접 작용하는 기존 수면제보다 수면 효과는 적지만 사람에게 원래 있던 것을 보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멜라토닌을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은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금방 줄어들어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2014년 우리나라에 선보인 '서카딘'은 멜라토닌 제제지만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 오래 지속돼 실제 멜라토닌이 방출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처방전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2/20160112024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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