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cademy II/TOC

병목의 데드타임(Dead Time)을 최소화하여 프로세스의 효율을 극대화하라

예전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전자부품 제조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그 회사의 제조공장은 중국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한 최종 제품을 만들기 위해 프레스프레스물 커팅인서트 사출사출물 커팅조립검사에 이르는 공정에 600명이 넘는 인력이 3교대로 일을 하고 있었다.

 

경영 전반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이 공장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혁신 과제가 되었다이 공장은 낮은 품질 수준높은 불량률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납기(Delivery)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객 주문 시점부터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의 평균 납기가 무려 45일 안팎이나 되었던 것이다.


원자재가 공정에 투입되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평균 재공(Work in Process) 기간이 무려 18일에 달하는 것과 생산이 들쭉날쭉하여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파악되었다실제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에 비해 재무제표상의 재공품 재고가 두 배에 달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납기가 길어지고 고객에게 정확한 납기를 제시하기가 어렵다 보니 주문생산보다는 계획생산의 비중을 높여 제품의 비축 재고의 양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이에 따라 부실은 증대되고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 재고까지 함께 늘어나게 되어 가장 심한 경우는 납기가 90일이 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기로 하고 컨설턴트와 함께 이 공장의 분석에 착수하였다그 결과는 이 공장의 낙후된 운영 방식과 프로세스를 혁신할 경우 재공 기간은 불과 1~2평균 납기는 25최악의 경우라도 납기는 45일 이내가 되어 원자재,재공품제품의 재고 규모가 73% 감축되고 불량과 로스가 절반 이하로 줄게 되며 추가 설비 투자 없이도 생산성이 30% 이상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러한 혁신에 소요되는 기간은 6개월이 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짧은 기간에 이 정도의 엄청난 성과 개선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프로세스 혁신이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증명해 주는 사례이다.

다음의 몇 가지가 이 공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혁신의 포인트이다.

 

우선 이 공장의 공정 간에는 흐름이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오더가 접수되어 첫 번째 공정인 프레스 공정에 생산지시가 내려지게 되면 프레스 공정은 그 오더에 필요한 양을 모두 채울 때까지 작업을 계속한다오더의 크기에 따라 한 번에 1,000개를 찍어내기도 하고 10,000개를 찍어내기도 한다.


생산이 모두 완료되면 그제서야 다음 공정인 커팅 공정으로 넘긴다여기서도 프레스 공정에서 넘어온 것을 모두 커팅한 다음 공정인 인서트 사출 공정으로 넘긴다그 이후 공정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반복된다.


결국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많은 양의 재공품 재고가 쌓이게 된다또한 앞 공정에서 가공된 것이 넘어오면 열심히 가동하고 작업할 것이 없으면 가동을 중단하여 데드타임(Dead Time)이 증가한다앞 공정에서 한번에 넘어오는 가공물의 양이 일정치 않으므로 작업 시간도 매우 들쭉날쭉하다.

 

이러한 생산 방식을 Job Shop 생산 방식이라 한다모든 공정들이 섬과 같이 독립되어 있어 하나의 오더를 위한 가공이 모두 완료되어야만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단위 공정의 전문성과 작업 완결성은 높을지 모르지만 전체 프로세스의 최적화 차원에서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전형적인 부분 최적화 관점의 생산방식이며 전근대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공정간의 작업이 끊기지 않고 연결될 수 있는 적절한 작업량의 규모를 정하고 그 수량을 한번에 담을 수 있는 크기의 트레이를 준비하여 각 공정마다 작업한 수량이 트레이에 가득 차면 무조건 다음 공정으로 넘기면서 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흐름이 생기게 되며 공정의 데드 타임이 단축되고 연속 생산이 가능해진다단지 이전에는 하나의 오더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정 간 작업물 운반을 한 번만 하면 되었지만 새로운 방식은 여러 번의 운반을 해야만 하므로 비용이 일부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전체 효율이 증대되는 이익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인서트 사출 공정이 모든 공정 중 처리 능력(CAPA)이 가장 작아 병목 공정즉 페이스 메이커인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앞 공정들이 속도를 내면 낼수록 재공품 재고가 증가되며 뒷 공정은 작업이 수시로 중단되고 있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병목 공정 조차도 수시로 가동이 중단되고 있었고 병목 공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 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앞에서 이야기 한 공정간 흐름 생산방식의 도입으로 병목공정이 앞 공정 작업물이 넘어 오지 않아 작업이 중단되는 데드 타임을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병목 공정이 쉬지 않고 일하게 됨에 따라 전체 프로세스의 성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세 번째 포인트는 흐름 방식에 의해 개선된 병목 공정의 속도에 다른 공정들의 속도를 맞추게 하는 것이었다그 결과 전체 공정이 일정한 속도로 일하게 되어 재공품 재고가 최소화되고 공정마다 설비와 인력 면에서 잉여분이 생겨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프레스 공정에 신규 설비와 오래된 설비들이 섞여 있었는데 생산지시가 접수되면 가동을 하지 않는 설비에 무작위로 투입하여 설비 운용의 일관성이 없었고 이 때문에 설비를 제때 정비하기도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병목 공정의 속도에 맞추기 시작하면서 프레스 공정의 부하가 현저히 줄게 되고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해 지게 되어 성능이 좋은 신규 프레스만으로도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소품종 대량 생산은 신규 프레스를 이용하여 최대 효율로 생산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구형 프레스는 잦은 규격 교체가 필요한 다품종 소량 생산에 투입하여 설비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네 번째 포인트는 각 공정의 작업 속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분석 결과 각 공정의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첫 번째 요인은 작업 교체 시간이었다특히 프레스 공정과 인서트 사출 공정에서는 작업해야 할 모델이 바뀔 때 마다 금형을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미가동 시간이 늘어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여러 가지의 작업 개선과 표준화를 통해 금형 교체 작업 시간을 1/3로 단축할 수 있었으며 작업자들의 작업 순서와 사용하는 치공구를 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바꾸고 표준화하여 작업자들이 단위 시간 내 처리할 수 있는 양도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작업은 특히 병목 공정에서 심도 있게 이루어져 병목 공정의 처리 능력(CAPA)이 증대됨에 따라 전체 프로세스의 성능을 또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 포인트는 병목 공정의 지속 가동을 위한 계획 생산을 도입한 것이다.


대량의 주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몇몇 모델은 전용 프레스를 할당하여 금형 교체 없이 연속 생산이 가능토록 하였다또한 이를 통해 주문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하여 병목 공정이 놀게 되면 계획 생산분을 생산하여 유휴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물론 이 경우 비축 재고가 일부 증가하게 된다하지만 비축 재고 보유의 한도를 정해 놓고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게 되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으며 이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는다.

 

이렇게 되자 프레스 전체의 가동율은 병목 공정의 속도에 맞추었기 때문에 떨어졌지만 설비 효율은 증가하게 되었다또한 프레스 공정의 운영 복잡성이 최소화되고 단순화되어 무려 절반에 가까운 인력이 잉여 인력이 되었다당시 금형 제작에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여서 이 사람들을 새로 교육시켜 금형 제작 업무에 투입함으로써 금형 제작 때문에 발생하는 납기 지연 또한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혁신의 과정을 잘 이해했다면 앞서 말한 대로 생산성 30% 향상재고 73% 감축납기 1/2 이상 단축이라는 것이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될 것이다.

 

프로세스의 흐름을 최적화하고 그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병목 공정인 페이스 메이커가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다음으로는 병목 공정에 전체 프로세스 속도를 맞추어 낭비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는 병목 공정을 포함한 각 공정의 성능을 최대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병목 공정의 속도 개선은 프로세스 전체의 성과를 개선시키게 되고 다른 공정의 속도 개선은 유휴 자산의 범위를 확대시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 줄 것이다.

 

 

[출처 : 착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