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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Tech Journalism

[Organic media]퍼블리케이션이 매개이다


퍼블리케이션이 매개이다 (Publication IS Mediation)

<이전 포스트: 왜 오가닉 미디어인가?>


퍼블리케이션은 오가닉 미디어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새로운 인터넷 시장의 현상들은 ‘퍼블리케이션의 변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포스트에서는 ‘매개(mediation)’ 관점에서 퍼블리케이션을 정의하면서 오가닉 미디어의 첫 번째 스토리를 시작하려고 한다.



미디어와 관계 네트워크


미디어는 인터넷 현상을 기점으로 갑자기 네트워크의 유형으로 변모한 것이 아니다. 미디어의 속성 자체는 본래 ‘네트워크’를 내포해왔다. 다만 이것이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기술적 요소들과 적극적으로 결합되면서 현상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곧 미디어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디어는 태생적으로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편지, 전화부터 TV,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 그리고 인터넷 기반 서비스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디어들은 콘텐츠를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송수신자들의 관계를 반영 또는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송수신자의 관계 네트워크의 형태에 따라 미디어들은 서로 구별된다.


그렇다면 지금 인터넷상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미디어 현상은 기존과 무엇이 다른가?


종이책을 비트로 바꾼 ebook은 진정 새로운 것인가? 물리적으로 편리하다는 관점에 머무른다면 책의 미래는 없다. 인터넷에서 미디어효과는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가?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효과는 미디어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 가능한가? 많은 사람에게 콘텐츠가 노출되는 것이 가치판단의 기준이라고 한다면, 여전히 전통 미디어의 잣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사회적 현상과 변화를 먼저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번째 열쇠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역사를 함께 해온 ‘퍼블리케이션’의 개념이 해체되는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인들의 ‘존재방식 (Way of being)’, 퍼블리케이션 (Publication)


요즈음 미디어 관련,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 ‘퍼블리케이션’이다. 퍼블리케이션이란 개념적으로 ‘공중(general public)에게 콘텐츠를 공개(make available, rendre public)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통적인 미디어 (신문, 잡지, 책 등)와 역사적으로 함께 해 온 퍼블리케이션은 태생적으로 ‘publishable (공개할만한)’의 의미를 함축해왔다. 공중에게 전달되기 전에 조직적인 검열과 검토, 편집을 통해 공개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단계를 거친 후에야 공중에게 전달되어 온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사람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도처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개하고 있다. 매일매일이 퍼블리케이션의 연속이다. 지금 무엇을 보는지, 먹는지, 생각하는지, 이 모든 것이 공개꺼리이고 퍼블리케이션은 대단한 인지적 행위가 아니라 다분히 직관적이고 충동적인 콘텐츠를 포괄하게 되었다.


다르게 말하면, 타인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SNS를 중심으로 크게 변화하면서 퍼블리케이션은 이제 사람들의 ‘일상의 존재 방식 자체’가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퍼블리케이션이란 더 이상 일부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거나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요즘 ‘대세’가 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일 뿐이다. (이러한 퍼블리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질적인 콘텐츠의 생산과 공유 이슈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추후 새로운 포스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퍼블리케이션(Publication)이 곧 매개(Mediation)이다.


그런데 우리가 목격하는 퍼블리케이션 현상은 최초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언론사 기자가 생성한 콘텐츠를 자신의 SNS 타임라인에 인용(링크)시키는 것도 하나의 퍼블리케이션이다.


요즘 인터넷 서비스에서 유행하는 ‘큐레이션(Curation)’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 이것을 읽다가 누군가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클릭했다면 이것 또한 퍼블리케이션 행위다.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을 가졌는지 지인들에게 매우 간결하고 간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며 하나의 게시물로 스트림에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나의 검색 기록을 구글이 콘텐츠 필터링에 사용하고 있다면, 내 검색 기록을 담은 단 한줄의 메타데이터도 결국 간접적 퍼블리케이션의 일부가 된다.


1) 최초 콘텐츠를 생산하는 행위, 그리고 2) 이 콘텐츠를 발전시키거나 변모시키는 행위, 3) 단순히 양적으로 확산 시키는 행위 그리고 4) 단순히 인터넷을 소비하는 행위, 4가지가 모두 다른 행위이면서 결국 같은 퍼블리케이션의 범주에 속한다.






퍼블리케이션을 통한 매개 과정


위의 그림은 각각의 퍼블리케이션이 어떻게 관계를 연결하는 매개 과정이 되고 있는지 도식화한 것이다. 블로그에 어떤 포스트가 게재되었다고 생각해보자. 이렇게 생성된 콘텐츠를 C1이라고 표기했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에서 ‘최초’라고 부를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과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콘텐츠간의 관계를 순서대로 표기한 것이다).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글을 링크시키고 코멘트를 단다. C1에 기반한 새로운 콘텐츠 C2가 생성된 것이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사람은 아무 코멘트 없이 버튼 클릭 한번으로 링크를 자신의 트위터로 보낸다. C3 콘텐츠가 생성되는 순간이며, 이 모든 행위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사람들과 최초 콘텐츠 생성자를 간접적으로 연결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다면 이 행위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네트워크에서 사람 또는 콘텐츠를 연결하는 ‘매개(Mediation)’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는 C1, C2, C3의 콘텐츠를 게재한 사용자 모두가 노드를 생성하고 연결하는 매개자가 된 셈이다. 퍼블리케이션 개념이 그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모두 매개 행위라고 새롭게 정의될 수 있는 이유이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이러한 퍼블리케이션 (매개)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시사점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음 포스트: 끝이 곧 시작이다>


 

January 28th, 2013
Dr. Agnès Jiyoung YUN
Organic Media Lab Founder & CEO

email: yun@organicmedialab.com
facebook: yun.agnes
Twitter: @agnes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