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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Info/Camera

캐논 및 서드파티 렌즈 정리(2) - 어떤 렌즈로 맞출 것인가

B. 렌즈 맞추기


DSLR은 렌즈 교환식 카메라입니다. 솔직히 렌즈를 바꿔끼우지 않을 거라면, 뽀대 이외에는 굳이 DSLR의 의미가 없지 않나 싶기도.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사진에 관심이 생기다 보면 몇 개의 렌즈를 눈여겨보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게 나한테 필요한 걸까 생각하다 보면 꽤 복잡한 게 사실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세트를 맞출까? 여기서는 화각을 기준으로 잡아보겠는데, 같은 화각에서도 렌즈의 색감 등의 차이 때문에 여러 개를 모으는 경우는 제외합니다.

1. 화각 

기왕이면 화각을 다 챙기고 싶은 것이 렌즈 구매할 때의 욕심. 그러나 실제로는 어느 정도 사진을 찍다 보면 주로 찍는 피사체가 정해지기 때문에, 그 화각에 중심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화각 때문에 용도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유념해서 구입하셔야 합니다. 물론 총알에 한정이 없는 분은 열외. 대충 생각해 봤을 때, 주요 화각에 따라 찍는 용도는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크롭 바디를 이용하시는 경우에는 환산 화각을 기준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초광각 렌즈(20mm 미만) : 풍경용 렌즈로 적합합니다. 원근감이 특히 극대화되기 때문에, 인물이나 정물, 건축 사진 촬영시에는 강한 왜곡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합니다. 머리부터 찍으면 초대두로, 다리부터 찍으면 아찔한 각선미 표현.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여행시 넓은 배경과 함께 사람을 찍거나 하는 경우가 중심이 됩니다.

광각 렌즈(20mm대) : 역시 풍경용 렌즈로 적합하지만 왜곡 수준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 찍을 수 있는 범위도 역시 상대적으로 작은 편. 스냅 인물용으로도 어느 정도 사용되는 편으로, 좋게 말해 다용도고 나쁘게 말하면 2단 우산. 그러나 화각에 대한 선호도는 사람마다 다른 편이고, 이쪽을 선호하시는 분도 충분히 많습니다.

준광각 렌즈(30mm대) : 풍경보다는 인물이나 정물 스냅 사진용이 중심이고, 단체 사진 등을 찍기에도 적합한 렌즈. 반대로 사물에 다가가기 매우 수월한 경우에도 꽤 괜찮은 렌즈이므로 정물 근접 촬영이나 가족 촬영 때 적합합니다. 또 하나의 표준 렌즈라고 불리기도 하며, 화각이 적당히 넓기 때문에 초보가 찍기에 가장 적합한 렌즈라고도 합니다. 다만 광각 줌렌즈, 표준줌렌즈 대부분이 이쪽 화각도 포괄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리를 빼앗기는 경우도 많은 편이며, 가족 이외의 상대라면 그렇게 다가가는 게 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약간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표준 렌즈(40-50mm대) : 말 그대로의 표준. 보이는 그대로를 찍는 만큼 스냅용으로도 많이 활용되며, 가까운 거리의 대상을 찍기에도 좋습니다. 준광각은 그보다 더 다가가야 하는데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죠. 아이 촬영이나 바로 앞에 있는 실내 인물 촬영에 특히 괜찮습니다. 캐논의 경우 팬케잌과 쩜팔, 쩜사 등이 카메라캡(카메라에 항상 껴놓는 렌즈)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카메라캡으로 사용된다는 건 당연히 스냅용으로 많이 쓴다는 의미도 되죠.

준망원 렌즈(70-100mm대, 120-150mm대) : 아웃포커싱 문제 때문에 주로 야외 인물 촬영에 많이 사용합니다. 실내 촬영은 대상이 가까이 있고 배경이 상대적으로 멀지만, 야외 촬영시에는 배경이 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약간 뒤쪽에서 준망원 렌즈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실내처럼 가까이 있는 경우면 표준으로 충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85mm는 전신 촬영에 약 5m, 135mm는 전신 촬영에 약 8.5m 정도인데 5m도 사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죠. 따라서 야외에서의 전신 촬영이 중심이면 85mm로, 반신 촬영이 중심이면 135mm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망원 렌즈(180-200mm대) : 일반적으로 쓰이는 장초점렌즈로 보도, 실내 스포츠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도촬용(...)으로도 은근 사용됩니다. 완전히 당기는 건 아니라서 무난한 수준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야구나 축구 등 야외 스포츠에서는 어느 정도 플레이는 찍을 수 있지만 약간 버거운 느낌. 그 덕에 이 화각에서 찍은 사진은 크롭해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망원 렌즈(300-600mm대) : 동물, 스포츠, 새 등 다가갈 수 없는 놈들은 대부분 이 수준으로 찍습니다. 300mm로는 약간 버거울 수 있지만, 400mm 이상이면 거의 엔간한 망원 사진은 종결 수준까지 가능. 그 이상은 가격 부담이 너무 큽니다. 이미 이걸로도 충분히 큰 것 같지만, 500, 600까지 가면 몇백이 문제가 아닙니다. 천만원대 제품이 대부분인 수준. 그에 비해 활용도는 극히 제한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신문사에서도 이런 렌즈는 공용으로 돌려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격대 부담을 생각해서 200-300 수준의 렌즈에 익스텐더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화질 감소가 있고, 조리개 수치도 내려간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2. 표준 줌렌즈

아예 단렌즈로만 세트를 맞추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줌렌즈를 일단 하나 구입하고, 찍으면서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화각의 단렌즈를 구입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보통 크롭바디용 번들 렌즈로 시작하고, FF로 갈아타고 나서도 표준줌인 24-70, 또는 24-105mm를 같이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단렌즈의 가격대는 광각과 망원이 비싸고 표준이 상대적으로 싼 편입니다. 또 주력 화각도 주로 표준줌에 포함된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 단렌즈를 구입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표준줌이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이상한 상황으로 변해버립니다. 이 때문에 표준줌에는 계륵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있어도 주력 화각은 어차피 단렌즈에서 소화하기 때문에 쓸 필요가 없고, 그렇다고 없으면 좀 아쉬운?


3. 광각 렌즈와 망원 렌즈

광각 렌즈는 사실 줌렌즈와 단렌즈가 장단이 좀 강합니다. 단렌즈가 분명 화질 등 모든 면에서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초광각 기준에서는 너무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초광각과 광각 모두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단렌즈가 두 개에서 세 개는 필요하죠. 하지만 줌렌즈는 화질, 특히 주변부 화질에서 단렌즈보다 떨어지는 편이고, 플레어에 취약한 편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야경 촬영에 자주 사용되는 광각 렌즈의 특성상 이것은 큰 약점이죠. 물론 최근에 나오는 렌즈 중에서는 이러한 약점을 꽤나 잘 억누른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장점과 단점을 잘 판단하여, 자신에게 뭐가 맞는지 생각해서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크롭에서는 화각이 자동으로 뻥튀기가 되기 때문에 광각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초광각이라면 광각 수준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보통의 광각 렌즈로는 준광각 수준이 되므로 화각이 애매해집니다. 게다가 단렌즈 중에서는 최대 화각이 14mm 수준인데, 그러면 환산 화각이 22mm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냥 광각 수준이 되어버립니다. 따라서 크롭 바디에서는 크롭 전용으로 나온 초광각줌 렌즈를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왕이면 망원 쪽은 줌으로 가는 편을 추천합니다. 일단 단렌즈들의 가격이 하나같이 장난이 아니고, 그에 비해 사용 빈도는 떨어지는 편. 300 이상의 단렌즈는 줌렌즈가 오히려 쌀 정도. 그리고 망원 특성상 발줌보다는 광학줌이 유용한 부분이 많죠. 특히 스포츠나 콘서트장 같은 데서는 자유로운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아예 안 쓰는 경우라면 모를까, 쓰신다면 줌 쪽이 유용한 면이 훨씬 많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렌즈 크기가 큰 만큼, 무게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화각으로 볼 때 크롭 기준으로 최대 망원 200(환산 화각 320mm), FF 기준으로 최대 망원 300mm 정도면 어느 정도 가능하며, 그 이상의 값까지 필요할 경우에는 렌즈를 올리기보다는 익스텐더 등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익스텐더 사용시 조리개값이 그만큼 낮아지고, 따라서 셔터 스피드 확보가 더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최대한 밝은 조리개를 활용, 줌렌즈를 쓴다면 2.8 정도는 해줘야 2X 익스텐더를 끼우고도 5.6 수준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망원의 특성상 흔들림이 매우 크게 작용하므로, 손떨방이 달려 있는가 여부도 꽤 중요합니다.


4. 단렌즈

단렌즈에서 주력 화각은 30-35mm, 50mm, 85mm, 135mm 정도가 자주 나오는 화각입니다. FF 기준으로 볼 때 표준 화각은 50mm, 준망원 화각은 135mm. 크롭 기준에서는 표준 화각이 30-35mm(환산 화각48-56mm), 준망원 화각이 85mm(137mm)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더한다면 준광각 렌즈로 FF 30-35mm, 크롭 20-22mm(환산 화각 32-34mm) 정도. 준광각 렌즈는 광각 렌즈를 줌으로 선택할 시에 최소 광각이 대충 비슷한 선에서 끊기기 때문에, 광각 줌렌즈를 선택하면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한다면 특이한 렌즈들. 어안이라든가 틸트-시프트 렌즈도 있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가장 먼저 꼽히는 렌즈는 매크로 렌즈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매크로 렌즈는 90-110 사이의 화각 렌즈들로, 캐논 마운트의 렌즈로는 탐론의 90마, 캐논의 100마엘, 시그마의 105마 등이 있습니다. 크롭 기준으로는 60-70마 정도면 100마에 대응합니다.


5. 전체 구성

일단은 표준줌에서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처음부터 렌즈를 세트로 맞춘다고 생각하면 계륵이 되는 표준줌을 제외하고 광각과 망원 쪽을 오히려 줌으로 간 다음, 표준 쪽은 몇 개의 단렌즈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화각을 모두 포괄한다고 생각할 때 아예 단렌즈를 포기하고 광각, 표준, 망원의 줌렌즈 3세트로 맞추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사진에 어느 정도 욕심을 내는 분이라면 단렌즈의 쨍한 느낌과 조리개값, 높은 화질을 버리는 것이 아쉬운 게 사실이죠. 

결론은 이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광각은 단렌즈와 줌렌즈가 각각 어느 정도 장점이 있으므로 둘 중 취향에 따라 하나 고르고, 표준 줌렌즈는 단렌즈 두 개에서 광각을 단으로 사용할 경우 표준 줌과 준망원 줌 한 개씩, 그리고 준광각 한 개 정도로 메꾸는 편이 괜찮을 듯합니다. 망원은 줌으로 가고요. 물론 광각이나 망원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표준 줌렌즈를 사용하고 싶은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을 테고, 그에 따라 렌즈 구성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단 이것은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효용성이 높은 구성이라고 생각되는 내용입니다. 

FF 기준 : 총 5-6개, 익스텐더 1개
- 광각줌 1개 또는 초광각단 1개, 광각단 1개
- 50mm 단 1개, 135mm 단 1개
- 망원줌 1개, 익스텐더 1개
- 매크로 90-110mm 단 1개

크롭 기준 : 총 5개, 익스텐더 0-1개
- 초광각줌 1개
- 30-35mm 단 1개, 85mm 단 1개
- 망원줌 1개, 익스텐더 1개
(최대 300mm인 경우 환산화각 480mm이므로 불필요)
- 매크로 60-70mm 단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