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cademy II/TOC

보스의 속도가 아니라 제약의 속도에 프로세스의 메트로놈을 맞추어라

피아노 연주자가 메트로놈의 박자에 맞추어 연주 연습을 하듯이 조직에도 조직 구성원들이 일하는 속도와 박자를 맞추는 메트로놈이 있다물론 이 메트로놈은 개념적 비유일 뿐이고 실제로 정해져 있거나 설치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메트로놈의 박자 속도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은 어떤 경우에는 아주 바쁘고 급하게 일하기도 하고 때로는 여유롭게 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급하게 중요한 일을 지시하면 갑자기 바빠진다자기 스스로 조절하는 페이스에 맞추어 움직이다가 메트로놈이 상사의 지시사항으로 바뀌었고 그 메트로놈은 매우 빠르게 똑딱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고객이 메트로놈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객 불만이 접수되었는데 이에 대응하는 프로세스가 고객의 메트로놈이 아니라 천천히 똑딱거리는 박자에 맞추고 있다면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반대로 고객의 메트로놈은 천천히 움직이는데 회사의 생산 프로세스 메트로놈이 너무 빨리 똑딱거리게 되면 재고가 쌓이게 될 것이다.

 

조직 시스템의 성과 창출 프로세스 내에서도 어느 속도에 전체 프로세스의 속도를 맞출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프로세스 내 각 기능과 설비들은 각자의 용량과 속도를 가지고 있다어떤 것이 메트로놈이 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원칙으로 말하자면 당연히 페이스 메이커즉 제약이 메트로놈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TOC이론에 의하면 프로세스 상의 제약은 가장 속도가 느린 것이다.제약이 메트로놈이 되어 그 속도에 모든 활동들이 박자를 맞추게 되면 두 가지의 문제가 금방 나타난다.


첫째이전에 일하던 속도에 비해 무척 속도가 느려지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둘째페이스 메이커의 속도를 초과하는 기능들은 미가동 부분즉 유휴 역량이 생기게 되어 무척 아깝게 느껴지고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러한 생각이 들면 경영자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그래서 프로세스의 속도를 더 높이고 자원이나 설비가 노는 부분이 없도록 독려한다회사의 유휴 역량들을 모두 활용하고 최대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상에서 가장 속도가 높은 기능을 기준으로 하고 다른 기능들이 이를 따라잡도록 해야만 한다이것이 바로 경영자즉 보스가 원하는 속도이다따라서 메트로놈은 보스가 원하는 대로 프로세스 내의 가장 성능이 좋은 기능의 최대 속도에 맞추어 똑딱거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조직의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은 마라톤 경기의 그것과 유사해진다.


마라톤 경기의 페이스 메이커는 평균치나 그 이하의 기록을 내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고 우승자나 선두 그룹의 기록을 위해 뛰는 사람이다때문에 능력이 받쳐 주지 않는 선수들이 이 페이스에 맞추어 뛰려다가는 쉽게 낙오한다하지만 기업 활동은 마라톤의 상황과는 다르다기업에서는 프로세스 상에서 낙오하는 기능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페이스 메이커가 작동되어 최대 속도로 똑딱거리기 시작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첫째각 기능들은 각자가 최대한도로 활동하여 페이스 메이커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므로 부분 최적화가 심화되고 기능간의 협업이 불가능해 지며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둘째댐의 가장 낮은 곳에 해당하는 제약의 속도를 초과하는 활동으로 인해 자원의 결핍과 불필요한 자산의 잉여가 발생한다.


셋째각 기능이 프로세스 내 최대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에 비해 무리한 속도를 내야 하므로 활동이 부실해지고 불량을 양산하는 등 여러 가지의 문제점들을 발생시킨다.


넷째모든 기능들이 최대 속도 혹은 그 이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를 발견하거나 문제의 근본을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혁신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 진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유휴 역량을 낭비 요소로 간주하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주문이 부족한데도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고정비가 지출된다고 생각하여 공장을 계속 가동하면서 불필요한 재고를 쌓는 것이다.


프로세스 상의 최대 속도가 아니라 제약의 속도로 메트로놈이 작동하게 되면 제약보다 더 빠른 속도와 역량을 가진 기능들에게는 유휴 역량이 생겨나게 된다많은 경영자들이 이것을 낭비라고 생각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제약의 역량을 초과하는 유휴 역량은 낭비가 아니라 아직 활용 가능성이 있는 잠재 역량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그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이미 모두 집행된 상태이므로 가동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자원의 소모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단지 제약을 끊임없이 해결해 나가는 혁신 과정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 없이 잠재 역량 활용을 통해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제약을 해결해 나가는 혁신 노력이 없이 제약의 역량을 초과하는 유휴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 추가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당연히 불필요한 자산의 잉여를 발생시키게 된다.


겉으로는 보유 역량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낭비를 없앤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원을 불필요하게 사용하여 잉여 자산으로 바꾸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이렇게 발생한 잉여 자산은 프로세스 상의 제약이 해결되지 않는 한다시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회수되는 선순환 고리를 타지 못하고 회전율이 매우 낮은 상태로 그 자리에 묶여 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제약이 영원히 풀리지 않고 계속 제약으로 남아 있게 된다면예를 들어 시장이 축소되거나 잉여 재고가 부실화되어 도저히 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유휴 역량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

 

결국 프로세스의 속도는 페이스 메이커인 제약의 속도와 같아야 한다.


프로세스의 속도는 성능이 뛰어난 기능의 속도에 맞춤으로서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약의 속도와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혁신 활동을 통해 높여지는 것이다제약의 개선과 해결은 프로세스 상의 모든 기능들이 최대 역량을 가진 기능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유휴 역량을 즉시 모두 활용하고 프로세스 상의 가장 빠른 기능을 페이스 메이커로 삼기를 원하는 보스의 지시 사항에 메트로놈을 조율해 놓고 박자를 맞추면서 움직이는 조직은 숨가쁘게 일하면서도 성과가 나지 않는 조직의 전형이다.


성과는 조직의 역량을 초과하여 만들어지기 어려운 반면 조직 역량의 수준은 댐의 가장 낮은 부분인 제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출처 : 착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