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수반되며 이 둘은 관계는 바늘과 실의 관계와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권한은 부러워하고 자신의 책임은 두려워한다. 윗사람이나 힘이 있는 부서의 올바르지 못한 권한 행사와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하는 일도 흔하다.
사람들은 권한과 책임 사이의 상관관계보다는 권한의 많고 적음, 책임의 무겁고 가벼움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사실은 권한과 책임 각각의 많고 적음이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굳이 많은 권한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나 부서에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권한이 주어지더라도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주어진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권한이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 행사에 따르는 책임을 지도록 한다면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 맞게 되어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만약 책임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주어진 권한을 모두 행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그 문제의 대부분은 조직 내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권한이 많고 책임은 적게, 지위가 낮은 사람일수록 권한은 별로 없고 많은 책임을 지도록 만들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론적으로는 조직 내 모든 사람의 권한을 합한 것과 책임을 합한 것은 그 크기가 같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권한만큼의 책임을 가지게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이 경우 권한과 책임은 어느 쪽도 잉여분이 남지 않게 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권한의 잉여분을 갖게 되면 남용하게 되고 책임의 잉여분을 갖게 되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변하게 된다.
한 조직에서 책임의 크기는 일정하기 때문에 권한을 가진 사람이 권한을 행사한 후 책임을 지지 않으면 그 책임은 반드시 조직 내의 어디론가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 방향은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전가되는 책임을 감히 거부할 수 없는 조직 내 위치가 낮은 사람에게로 흘러간다.
그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받게 된 것이므로 이 책임을 다시 자신보다 낮은 곳으로 흘러 보낸다. 이 과정을 계속 거치다 보면 마치 폭포수처럼 아래로 Cascading되어 최종적으로는 더 이상 책임을 남에게 전가할 방법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이르러야 멈추게 된다. 그 사람들은 바로 생산현장과 고객접점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책임을 설비와 원자재, 혹은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도저히 자신의 권한과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받게 된 생산현장 직원들과 고객접점 직원들은 두 가지의 선택밖에는 할 수가 없다.
하나는 문제의 원인을 외부 환경과 불가항력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경우 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한 윗사람들도 켕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명에 동조하면서 책임을 조직의 외부로 발산시켜 버린다.
물론 문제의 근본 원인은 파악조차 할 수 없고 대책 수립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변명조차 불가능할 경우 사용되는 또 한가지의 방법은 아예 감추고 뭉개버리는 것이다. 자신이 그 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동안에만 은폐에 성공하고 무사할 수 있다면 그 다음 사람에게 문제를 넘겨 버리면 된다. 그것도 쉽지 않으면 영원히 감추어 버리게 된다.
이것이 많은 회사에서 많은 시간이 흘러간 다음에야 엄청나게 곪아터져 원인 파악은 고사하고 도저히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해당되는 책임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책임지고 일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책임은 일 중심이며 미래지향적이다. 이는 권한위양이 잘 되어 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주어져 자신의 소신껏 적극적인 자세로 일하는 조직 분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실패를 용납하며 끊임없이 학습과 성장이 일어난다. 조직 구성원들은 과감히 목표에 도전하며 더 높은 성과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은 그 윗사람이 일차적으로 져 주게 되므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가 형성된다.
또 다른 하나는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책임은 조직 내의 정치와 관련 있으며 과거지향적이다. 이미 저질러진 일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나 있을 수 있는 당연한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그 때마다 책임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전개된다면 그 조직은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 잡혀있지 않고 권한위양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며 소신껏 일하면서 과감히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혹시 일이 잘못될까 두려워 일을 하기도 전에 책임을 미리 분산시키는 노력을 하게 된다. 당연히 가급적이면 높은 사람에게 결재를 받으려 하고 합의 혹은 협의 등의 형태로 많은 부서들과 실무 책임자들을 의사결정에 개입시킨다.
여러 사람의 책임은 아무의 책임도 아니기 때문이다.
권한위양이 잘 되어 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책임지고 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조직 구성원들이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하게 된다.
여기에는 리더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권한위양도 리더가 하는 것이고 리더가 이미 지나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 주어야 조직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책임지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착한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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