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붙이는 호칭은 매우 다양하다. 신입사원처럼 “~씨”라고 불리는 경우도 많지만 대리, 과장, 부장, 상무, 사장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팀장, 부문장, 사업부장, 파트장, CEO 등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사람은 “ㅇㅇㅇ 차장”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ㅇㅇㅇ 팀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의 호칭과는 관련 없지만 1급, 2급, 3급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 모든 호칭과 용어들은 회사의 조직체계 및 인사제도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만 조직 생활을 오랫동안 한 사람조차도 이것들이 어떻게 서로 구별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평가, 승진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워 회사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이나 인사 제도를 만드는 사람이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엄청나게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직위”란 그 조직 내에서의 서열을 말한다. 우리가 승진이라고 할 때는 직위가 상승한 것이다. 승진은 대체적으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기회이므로 직위의 서열은 연공의 서열이라기 보다는 능력의 서열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기업 조직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부회장, 회장 순으로 직위가 형성되어 있으며 조직구성원들은 이러한 체계에 입각하여 승진을 한다.
“직책”이란 단위 조직을 맡아 운영하는 임무를 말한다. 따라서 직책은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과 관련되어 있다. 조직의 구조와 명칭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팀장, 사업부장, 부문장, 본부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외국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개념인 CEO, COO, CFO, CIO, CMO, CTO 등도 직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직위와 직책의 체계가 유사하게 움직이는 조직에서는 더 큰 직책을 맡은 것을 승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직위는 항상 유지되고 직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직책 임명은 엄밀히 말하면 승진이라고 하기 어렵다.
높은 직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조직 내 서열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범위가 넓고 권한과 책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무가 부문장인 경우도 있고 부장이 본부장인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직위가 높다고 해서 꼭 높은 직책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직급”은 연공서열과 관련되어 있다. 직급은 조직마다 그 체계가 천차만별이지만 “3급 15호봉”처럼 그 조직에서 어느 정도 기간 동안 근무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100%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조직에서는 때가 되면 직급이 상승한다.
또한 동일 직급 내에서 반년 또는 1년마다 한 호봉씩 자동 상승한다. 한 호봉이 상승할 때마다 급여는 소폭으로 직급이 오르게 되면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따라서 직급이나 호봉이 오르는 것은 승급, 승호 등의 용어가 사용되며 승진과는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연공서열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직급의 개념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승진을 하게 되면 직급이 바뀌는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때가 되면 자동으로 직급이 올라가는 예전의 개념은 퇴색된 지 오래다. 동일 직급 내에서는 연공에 의해 호봉이 상승되는 제도를 유지하는 조직은 아직도 많이 있지만 사실상 연공서열 개념의 직급은 이제는 그 자체만으로는 거의 의미 없는 개념이 되었다고 생각해도 좋다
위에서 설명한 이 세 가지의 개념이 본질적으로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도 서로 쉽게 혼동되는 이유는 오래 전에 이 세가지가 거의 같은 의미였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관료화된 전통 조직에서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선진 대기업조차도 80년대 초만 하더라도 과, 부 등의 체제로 조직이 운영되었고 과장이 되면 과를 맡고 부장이 되면 부를 맡는 것이 상식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워낙 빨리 성장하고 이에 따라 기업 조직이 크게 확장되다 보니 많은 사람을 승진시켜도 얼마든지 조직을 새로 만들어 과와 부를 맡길 수 있었고 인사 적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는 직위가 직책과 일치하게 된다. 여기에 때가 되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거의 승진을 하는 체제까지 결합되면 직위, 직책, 직급은 동일한 개념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도 조직을 더 이상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없게 되자 승진이 되더라도 조직을 맡길 수 없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능력주의가 도입되고 승진은 엄격해지고 승진을 하더라도 직책을 부여 받지 못하고 실무자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 이에 따라 직위와 직책의 개념이 완전히 분리되었다.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기업 조직들이 서구식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능력주의가 심화되고 연공서열 방식이 거의 폐기되다시피 하면서 사무직군에서의 직급은 거의 의미가 없어졌고 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노무관리 부분에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조직은 결국 권한과 책임의 체계이다. 그리고 권한과 책임은 직위가 아니라 직책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연공 개념이
강한 조직은 직위와 직책을 혼동하여 직위를 가진 사람에게 위인설관(爲人設官) 방식으로 조직을 만들어 불필요한 직책을 부여하며 이에 따라 조직이 비대해지고 관료화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어떤 일을 부여할 것인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을 설계하고 각 직책에 맞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출처 : 착한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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