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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 혁신(PI : Process Innovation)의 목적

프로세스 혁신은 영어로는 Process Innovation, 혹은 줄여서 PI라고 하며 기업이 시도하는 경영혁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때문에 혁신이라고 하면 바로 프로세스 혁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한 때 마이클 해머 박사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라는 말이 거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PI라는 용어가 더 흔히 쓰이는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프로세스 혁신을 시도하면서 정보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고 새로운 설비에 투자하기도 하며 조직 통폐합 등의 조직개편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혁신이 완료된 후에도 뭔가 나아진 것 같지 않고 그래서 혁신 담당자에게 혁신의 효과에 대해 묻는다인력은 얼마나 감축했고 원가는 얼마나 절감되었으며 매출은 얼마나 늘었는지 등에 대한 보고를 요구한다.

혁신 담당자 또한 만족스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이 얼버무리고 만다.


금번 혁신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변화를 목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 관점에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조직 내 불필요한 일이 많이 사라지고 보다 중요한 일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혁신 작업은 고속도로를 깔아 놓은 것이므로 자동차로 그 도로를 달려가는 것은 각 부서의 책임이고 이제부터의 과제입니다.”

 

그리고는 혁신 결과에 대한 엄정한 평가도 없이 혁신 작업 완수에 대해 포상하고혁신팀은 해체되어 구성원들은 소속 부서로 돌아가 버린다그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은 이제는 좋으나 싫으나 회사 전 직원을 속박하여 그 방식대로 일하게 만든다.


혁신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중요한 전문가의 경력이 이력서에 추가되었으므로 경쟁 업체나 대기업또는 컨설팅 업체로부터 스카우트 목표가 되며 어느 날 더 높은 연봉을 받고 떠나 버린다.

경영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 성과가 나기를 기다리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시간이 흘러도 그 성과를 측정할 방법도 없고 설사 측정되었다 하더라도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책임을 물을 사람도 이제는 조직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그것은 프로세스 혁신이 시작될 때부터 목적이 결여되어 있었고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인력 및 비용의 감축원가의 절감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를 얻으려 했다혁신 주체들은 멋진 방법론과 선진 정보시스템에 탐닉하고 스스로의 역량 향상에 즐거워하면서 그들이 보기에 한심스러운 방법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한 수 가르치려 했다.

 

하지만 프로세스 혁신의 진정한 목적은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더 나은 방법으로 제공하는 것의 한 가지뿐이다즉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과 그것을 더 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프로세스 혁신의 목적이자 본질이다.

 

이렇게 본다면 프로세스 혁신이 추구하는 고객 가치는 좋게싸게빠르게의 세가지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고객 가치가 이 세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명품 브랜드획기적인 디자인 등을 통해 고객에게 소유하는 즐거움을 갖게 하는 것 등 다양한 고객 가치가 있을 수 있다.하지만 그것은 프로세스에 의해서라기 보다 마케팅 부서나 디자인 부서 등 단일 기능의 역할과 역량에 의해 창출되는 가치이다.

 

1) “좋게”(Quality)

 

이것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또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그리고 그 가치는 기업 스스로가 아니라 고객이 판단하는 가치이다당연히 품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하지만 제품의 품질만이 품질의 전부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품질 좋은 TV를 팔면서 애프터서비스를 하지 않는 경우와 품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 중 어떤 것이 좋게에 해당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또한 애프터서비스를 똑같이 제공하더라도 서비스의 품질이 다르다면 차이가 크게 날 수도 있다.


실제로 1990년대에 압도적 품질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던 소니 TV의 국내 진출을 삼성, LG 두 회사가 수만 명에 달하는 애프터서비스 요원들과 서비스망을 통해 방어해낸 바 있다.


결국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의 품질이라는 차원에서 좋게를 해석해야 한다따라서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가 정의되지 않는다면 좋게도 올바르게 추진할 수가 없다.

 

2) “싸게”(Cost)

 

이는 좋게에 의해 창출된 가치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돈을 지불하고 가치를 구매한다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에 비해 돈이 더 들면 구매하지 않을 것이고 지불하는 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구매하려 할 것이다.

싸게에 의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 좋게에 의해 만들어진 가치가 고객의 구매 의사로 연결된다.

 

3) “빠르게”(Time)

 

좋게” 만들어져 싸게” 팔지만 고객이 즉시 가질 수 없다면 문제가 된다. “빠르게는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혹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필요한 시점에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고객이 기업 고객이라면 빠르게는 납기 단축이 된다다시 말해 고객이 주문한 시점부터 납품이 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좋게”, “싸게”, “빠르게”는 상호 보완적이며 동시에 추진되고 달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굳이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좋게”→”싸게”→”빠르게”의 순서라고 할 수 있다.


좋지 않으면 아무리 싸고 빨리 제공되더라도 갖고 싶지 않으므로 구매 욕구가 촉발되지 않는다좋은 것이 아무리 빨리 제공되어도 싸지 않으면 구매 욕구는 구매 의사로 바뀌지 않는다싸게와 빠르게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를 위해 좋게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출처 : 착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