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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II/TOC

원가절감을 프로세스 혁신의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오류 (1)

Total Cost 관점의 관리가 중요한데도 많은 기업들이 제조원가나 상품원가 절감에만 집착한다원가는 쉽게 측정될 수 있는 반면 Total Cost는 측정하기 어려우며 비용간의 상호 연관성을 명확히 규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Total Cost를 감안하지 않고 원가 절감 중심으로 사고하는 조직에서는 다음과 같은 잘못된 행동 패턴들이 생겨난다.

 

1) 구매와 조달을 가장 중요한 원가 절감 수단으로 생각한다.

 

싸게 만들려면 싸게 사 와야 된다는 논리이다이것은 어느 정도는 타당하다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시장 가격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급선(Supplier)에게 다른 경쟁자보다 더 좋은 거래 조건을 제시하고 구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역시 가능성이 있다예를 들면 대금 지급을 더 빨리 해준다던가 1년 동안 상당한 물량을 구매할 것을 Guarantee해 주고 구매 가격을 할인 받는 것 등이다.

 

하지만 그러한 여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대개의 경우 구매 부서는 항상 원가 절감의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미 더 이상 추가로 절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급선을 압박하고 있다오히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세계 경제의 대세이기 때문에 구매 가격을 올려주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전체에서 구매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높다 보니 조금만 절감해도 절감액이 당연히 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구매부서에 원가절감의 가장 큰 책임이 부과된다하지만  구매금액 중 큰 부분은 오히려 공급선이 큰소리치는 상황이고 가격 인하 압력을 넣을 수 있는 공급선이라고 해 봐야 전체 구매금액에서는 비중이 낮은 힘 없는 중소기업들 뿐이다.


이 때문에 구매 부서는 영세 공급선에 사정도 하고 협박도 해서 구매 가격을 또 다시 낮춘다.

 

하지만 반드시 이 점을 명심하라.


공급선은 구매선의 비합리적인 구매 단가 인하를 품질 저하로 복수한다.”


원자재의 품질은 제품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단기적으로는 원가를 낮추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2) 단위당 원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 생산과 대량 구매를 한다.

 

원가는 변동비와 고정비로 구성된다변동비(Variable Cost)는 하나의 단위를 만들 때마다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원재료비동력비 등이 대표적이며 고정비(Fixed Cost)는 만드는 양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건물토지생산설비 등의 유지비와 감가상각비 등의 비용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고정비이다동일한 고정비로 더 많은 양을 생산한다면 고정비를 더 많은 단위가 공유할 수 있어 단위당 제조원가가 낮아진다유통업체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한다한 번에 더 많은 양을 구매한다면 한 번 구매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을 훨씬 더 많은 상품에 분산시킬 수 있어 단위당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할 것만 같은 이 논리는 실은 엉터리이다이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은 공급 부족인 상황이어서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경우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경제환경에서는 그런 상황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일시적일 뿐이다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쟁자들이 곧바로 참여하여 공급과잉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생산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공급부족 상황은 생산이 판매와 동의어나 다름 없지만 공급과잉 상황에서는 고객이 구매의 주도권을 행사하므로 생산을 해 놓아도 팔리기 전에는 재고일 뿐이다.


때문에 판매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거나 1회당 구매수량을 증대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재고를 쌓게 되는 것으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겉으로 보기에 단위당 원가 절감은 이루어져 얼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숫자의 장난일 뿐이며 Total Cost관점에서는 다른 비용들을 엄청나게 증가시켜 조직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3) 원가를 기반으로 판가를 결정한다.

 

싸게 사와서 변동비를 낮추고 더 많이 만들어 단위당 고정비 비중을 낮추는 방법으로 숫자상의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나면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만큼의 매출이익을 내는 것이 중요해진다이를 위해 과거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 단위를 판매할 때 얼마만큼의 이익률을 내야 할 것인지를 추정하게 된다.

 

원가와 다른 비용과의 관계를 분석하여 최적화하는 Total Cost 관리를 하지 못하게 되면 매출이익 아래의 여러 가지 비용들은 기업의 인력과 자산을 크게 변경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간주되게 된다말하자면 일종의 고정비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고정비를 모두 부담하고도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이익률이 결정되고 원가에 그 이익률을 얹어서 판매가격을 결정한다그 가격은 순전히 내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절대로 고객지향적이지 않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감안하지 않은 가격이 받아들여질 리가 없다.

 

가격은 당연히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받아들여질 지의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져야 하며 기업은 그 가격으로도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에 이익률을 얹는 방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을 하고도 이익이 날 수 있도록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

 

 

[출처 : 착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