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너무나 흔히 사용되는 말이지만 굳이 뜻을 해석하자면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절박함 때문에 최선을 다해 죽기살기로 싸우게 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가 혁신을 촉진하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때로는 배수의 진을 치듯이 인위적으로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방법을 쓰던 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한 번이라도 흡연을 할 경우 감수해야 할 벌칙을 설정하고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 사실과 위반할 경우의 벌칙을 선언하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돈을 들여서 학원에 등록하거나 영어 선생님이 정기적으로 찾아오게 하거나 최소한 거금을 주고 교재를 사는 등의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몰고 가야만 한다.
남몰래 노력하여 담배를 끊은 후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돈 안들이고 독학으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신 스스로에게 부여한 강력한 제약이 물러서거나 타협할 수 없는 한계로 작용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절박함이 생기게 되고 더욱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목표가 되고 등 뒤의 강은 물러설 수 없는 제약이 된다. 마찬가지로 담배를 끊는 것과 영어 공부를 잘 하는 것은 목표가 되고 주위 사람들에게 창피를 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일단 들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의 제약은 경영목표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월 매출 10억 달성을 하는 것을 경영목표로 세우고 달성할 경우 보너스를 주겠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사람들은 체념하고 보너스를 포기해 버린다. 만약 처음부터 경영 목표가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높은 수준으로 제시된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코웃음을 치면서 외면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월 매출 10억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회사 문을 닫게 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 당연히 절박함이 생기게 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으려 하게 된다.
많은 기업의 사업 책임자들이 여태까지 해 왔던 방법으로 그저 열심히 일하면서 목표달성에 실패하고 적자를 내고 나서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경영 환경이 너무나 악화되었고 회사로부터의 지원도 충분치 않았으며 운도 따르지 않았다.”라는 변명을 한다.
이는 사업 책임자들에게 제약을 부여하지 않고 절박함을 만들어 내지 못함으로써 굳이 힘들여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게 하였고 자신들의 무능함과 게으름을 드러내지 않고도 다른 요인들의 핑계를 댈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제약은 생존의 차원에서 설정되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력을 유지하는 것을 제약으로 부여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혁신이 촉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매출 경영 목표는 월 10억 원이고 현재 수준에서 달성 가능한 매출은 월 9억이지만 생존점에 해당하는 매출 규모는 월 8억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매출 8억원을 제약으로 놓고 이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해지는 것을 혁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달성 가능 매출 수준에서는 적정한 이익이 나게 되고 경영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에는 상당한 이익이 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되어 실제로 매출이 8억 원밖에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기에 빠지지는 않게 될 것이다.
제약을 부여하지 않게 되면 몰래 담배를 끊으려다가 다시 피우게 되어도 창피할 것이 전혀 없고 혼자 영어 공부를 하다가 잘 안되어도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
제약이 없게 되면 조직 구성원들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분산시켜 버리면 그만이다. 물러서거나 타협할 수 없는 제약을 생존점으로 설정해 놓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 구성원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그 만큼만 하는 조직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조직의 경쟁력 차이는 불 보듯 뻔하다.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조직에서는 혁신이 진행될수록 생존점이 지속적으로 낮아진다. 다시 말해 더 악화된 환경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에서의 경영 목표 달성은 축복이다. 경영 목표와 생존점의 간격은 모두가 대규모의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물러서거나 타협할 수 없는 제약이 부여되지 않아 절박함이 작용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이미 익숙한 방법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므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생존점을 설정하고 이를 “배수의 진” 개념의 제약으로 인식하여 이를 극복하는 것을 혁신의 목표로 설정하라.
그리고 혁신 목표가 달성된 이후에도 생존점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가면서 혁신이 지속되도록 하라. 생존점이 낮아질수록 경영목표 달성을 통한 수익은 크게 늘어날 것이고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조직의 생존이 보장될 것이다.
[출처 : 착한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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